원불교 교정원장 "남북 서로 존중하고 신뢰해야"
통일위원회 구성해 평화통일운동 본격 전개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남북 관계를 풀어가려면 서로를 존중하고, 외부 정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죠. 나눔도 동정심이 아니라 서로 깊이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원불교가 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통일위원회'를 구성하고 평화통일운동과 남북교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원불교 창교일인 대각개교절(4월28일)을 앞두고 2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관계에 찾아온 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할 때"라며 과거 진행한 통일 관련 사업들을 하나로 모아 교정원장 산하에 통일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위원회는 통일 담론 연구와 함께 북한 오지 마을 100가구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태양광 시범 단지를 조성하는 '평화 햇빛달기' 사업과 북한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밭을 조성하는 '평화 숲밭' 사업 등 각종 교류·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달 1일에는 파주시 민통선 평화숲밭에서 '경계너머 평화'라는 주제로 남북교류 원불교 선포식도 열린다.
한 교정원장은 "원불교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전국 100여개 교당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면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호전돼 여건만 조성되면 '평화 햇빛달기' 사업은 바로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류·지원 사업과 함께 원불교 유적지 발굴과 개성 교당 복원 사업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분단 이전 개성에 있던 원불교당은 전쟁 중의 폭격에 현재 터만 남은 상태. 당시 이북 지역 원불교도 숫자는 800명이 넘었고, 교당이 배출한 교무 9명 가운데 3명이 이북 지역에 남았지만 현재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한 교정원장은 그동안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 조선불교도연맹 등을 통해 수차례 개성교당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북측으로부터 구두로 3천평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원기 103년 대각개교절 봉축행사는 '모두가 은혜입니다'라는 주제로 지난 21일 개막, 28일까지 이어진다. 법등 축제와 영화제, 무료 진료와 나눔 사업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손수 만든 예술작품을 판매하는 '예술난장'을 올해 처음 개최했는데, 반응이 좋아 오는 27일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한 교정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경산 종법사가 대각개교절을 맞아 발표한 '진리적 자아를 완성하는 길'이라는 제목의 법문도 소개했다.
경산 종법사는 법문에서 "지금 세계는 큰 전환기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족 전체가 평화와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과 북의 항구적인 평화와 통일의 동남풍이 불기를 축원하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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