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당, 에르도안 '술탄 등극' 확신…"대통령 지지율 56%"
부총리 "제1야당, 쿠르드와 연대하려다 역풍 맞을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대통령선거를 1년반 앞당긴 터키 여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를 확신했다.
터키 제1당 '정의개발당'(AKP)의 마히르 위날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AKP 행사 후 취재진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이 55.6%"라며 두 달 후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18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11월로 예정된 대선·총선을 올해 6월 24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터키 정치권력구조는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지난해 AKP가 총력을 기울인 대통령제 개헌 국민투표는 숱한 불공정 경쟁과 부정투표 논란을 일으키며 51%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총선에서도 비슷한 논란으로 선거가 전개되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군사작전으로 시리아 아프린을 점령한 효과로 대폭 상승했으나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공공·민간 부채 급증 등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며 하락 조짐이 감지됐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아프린 군사작전 효과로 유권자 지지율이 높고 야당이 선거 연대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을 때 가능한 한 조기에 선거를 치르는 것이 승리에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터키 언론과 외신은 분석했다.
베키르 보즈다으 부총리는 이날 관영 아나돌루통신과 인터뷰에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에서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CHP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탓에 다른 '우파' 야당과 연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즈다으 부총리는 분석했다.
CHP의 연대 후보로 꼽히는 우파 야당은 메랄 악셰네르 대표가 이끄는 '좋은당'(IYI)이다.
좋은당은 의석이 5석 밖에 안 되는 '미니' 정당이나, CHP가 이 당과 선거 연대에 성공한다면 취약한 보수층 득표력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보즈다으 부총리가 지적한 대로 악셰네르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그 자신이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보즈다으 부총리는 "결국 CHP의 선거 연대 대상은 '인민민주당'(HDP)이 될 것이 뻔하다"며 "그렇게 되면 CHP가 전통적 지지층 중 애국적인 유권자를 설득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내 제3당인 HDP는 쿠르드계 등 소수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2016년 쿠데타 진압 이후 궁지에 몰렸다.
쿠르드 분리주의 '쿠르드노동자당'(PKK)에 협력한 혐의로 당의 공동대표 2명을 포함, 소속 의원 11명이 면책특권을 박탈당하고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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