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평균 2.4득점…박병호까지 잃은 넥센 '한숨'
서건창은 4월 말 복귀 예정…시즌 초 위기 맞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최강 타선을 구축했다고 자신만만했던 넥센 히어로즈의 타격 침체가 심상치 않다.
4월 들어 타자들의 동반 컨디션 하락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4번 타자 박병호마저 부상 때문에 당분간 전열에서 이탈할 처지가 됐다.
넥센은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0-12로 대패했다.
어느 팀이든 1년에 몇 번은 대패를 당하지만, 넥센은 최근 고질적인 문제였던 타격에서 약점을 다시 한 번 노출했다.
넥센은 두산 선발 조시 린드블럼이 마운드를 지킨 8이닝 동안 고작 2안타 1볼넷에 그쳤고, 2루 베이스는 딱 한 번 밟았다.
이렇다 할 기회조차 없었고, 타자들은 린드블럼의 스플리터에 속아 속수무책으로 삼진 9개를 당했다.
사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넥센 타선은 '국가대표급'이라는 찬사가 따라왔다.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의 복귀와 지난 시즌 괴력을 선보인 마이클 초이스, 국가대표 유격수 김하성으로 구성한 클린업트리오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이정후-서건창 테이블세터 역시 리그 정상급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선수 구성은 훌륭하지만, 문제는 타자들의 타격감이다.
장정석 감독은 두산전에 앞서 "타선에서 두 명이라도 감을 유지하면 나을 것 같다"고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넥센은 4월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평균 3.4득점에 그치고 있다.
1승 6패로 부진에 빠진 최근 7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경기당 2.4점이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가운데 경기당 득점 꼴찌다.
믿었던 타선에 발목이 잡힌 넥센은 8승 10패로 하위권에 처졌다.
넥센은 3일 서건창이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부터 타선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서건창은 예상보다 늦은 4월 말에야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3일 두산전에서는 박병호마저 잃었다.
박병호는 2회말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가 왼쪽 종아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이 1.4㎝가 찢어졌다는 진단이 나왔고, 반깁스 상태로 18일 재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재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근육이 완전히 붙을 때까지 전열에서 장기간 빠질 수밖에 없다.
박병호는 최근 타격 부진으로 타율이 2할대까지 떨어졌지만, 타선에서 투수에게 주는 위압감만으로 가치 있는 선수다.
엎친 데 덮친 격인 넥센은 서건창과 박병호가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구단이 안팎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올해 꼭 좋은 성적을 내야 할 넥센이 시즌 초반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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