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화학공격' 두마 장악…요충지 동구타 전체 탈환"(종합)
러시아군 선언…치안 유지하려 두마에 러시아군 헌병 배치
내전 감시단체 "반군, 북부로 퇴각"…알레포 이어 아사드 정권에 중요 승리
서방 언론 "'독가스 참사' 진상조사 난항 예상"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군이 시리아 수도 동쪽 요충지 동(東)구타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과 러시아에게는 격전지 알레포 탈환에 이어 중요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유리 예브투셴코 러시아군 소장은 1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시리아 친정부군이 수도 동쪽 반군의 최후 거점 두마를 포함해 동구타 전체를 장악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예브투셴코 소장은 "오늘 시리아 역사에 중요한 일이 일어났다"면서 "두마 구역의 빌딩 위로 (시리아) 정부 깃발이 게양된 것은 두마를 장악했으며, 결국 동구타 전체를 통제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치안 유지를 이유로 두마에 러시아 헌병을 배치했다고 러시아 리아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헌병이 두마에서 법질서를 보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이 11일 중화기를 러시아군에게 넘기고 두마에서 퇴각했다"고 보고했다. 자이시 알이슬람은 반군 점령지인 북부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정부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동구타 일대는 수도 다마스쿠스에 접한 요충지로 시리아내전 기간 반군 조직에 장악됐다.
동구타 반군은 2013년부터 시리아 친정부군에 포위된 채 반복되는 교전과 물자 부족을 겪으면서도 장기간 저항했다.
그러나 시리아정부는 다마스쿠스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동구타를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월 중순 시작된 러시아·시리아군의 무자비한 공세에 인구 40만의 동구타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약 6주간 러시아·시리아군의 공격으로 동구타 주민 1천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동구타를 점령한 반군 조직은 더는 버티지 못하도 하나둘 무릎을 꿇고 퇴각했다.
지난달 말 '파일라끄 알라흐만'과 '아흐라르 알샴'이 철수에 합의하고 동구타에서 철수했으며 이달초 두마의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에서도 이탈이 시작됐다.
시리아정부와 반군의 협상이 파행을 겪는 사이 시리아 친정부군은 6∼7일 두마 공습을 재개했으며 반군의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당시 두마 공격 후 독가스 노출 증세를 보이며 주민 40∼100명이 숨져 화학공격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등 서방은 아사드 정권을 공격 주체로 의심하며 무력 응징을 검토하며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러시아·시리아군이 두마를 점령하면 화학무기 의혹 진상조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나 러시아·시리아군과 협조 문제로 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거나 지연될 우려가 크다.
일각에서는 두마를 점령한 시리아 친정부군이 조사진행을 막거나 증거를 인멸하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작년 4월 시리아 칸셰이쿤에서 '독가스 참사'가 벌어졌을 때에도 사용된 화학무기가 사린가스라고 확인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인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의 아마드 타라크지 회장은 "두마 주민들이 정부 입장에 맞서는 의견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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