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즉흥코미디계 대모 메이, 86세에 브로드웨이 복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1950대에 마이크 니콜스(1931~2014·영화감독)와 명콤비를 이뤄 '미국식 즉흥 코미디'를 개발·주도한 배우, 작가 겸 영화감독 일레인 메이(86)가 58년 만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다시 선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메이가 케네스 로너건(55)의 연극 '웨이벌리 갤러리'(The Waverly Gallery)의 브로드웨이 진출 무대에 주연 배우로 캐스팅됐다며 "만 58년 만의 브로드웨이 무대 복귀"라고 전했다.
메이는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작은 호텔 내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노파 글래디스 그린 역을 맡아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도 독립적으로 자신을 지키며 인생의 쇠락에 맞서 싸워가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웨이벌리 갤러리'는 2000년 오프-브로드웨이 프로미네이드 극장에서 처음 공연됐고 당시 아일린 헤카트(1919~2001)가 그래디스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이 연극은 2001년 퓰리처상 연극(Drama)부문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시나리오를 쓴 로너건은 "메이가 글래디스 역의 새로운 적임자라고 늘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메이의 마지막 브로드웨이 무대는 1960년 10월, 니콜스와 함께 한 전설적인 즉흥 코미디 쇼 '마이크 니콜스-일레인 메이와 함께 하는 밤'(An Evening with Mike Nichols and Elaine May)이었다.
니콜스와 메이는 1955년 시카고에 즉흥극단 '컴패스 플레이어스'(The Compass Players)를 공동 설립하고 둘이 짝을 이뤄 날카로운 풍자 코미디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인기 절정이던 1961년 팀을 해체한 후 메이는 배우 겸 극작가로 변신했다. 니콜스는 브로드웨이 연출가로 성공을 거둔 데 이어 1967년 영화 '졸업'으로 명성을 얻고 할리우드 명감독으로 위상을 확립했다.
메이와 니콜스는 극작가와 감독, 배우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메이는 2000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으나 2014년 니콜스 타계 후 TV 다큐멘터리 '미국의 거장'(American Masters) 마이크 니콜스 편(2016)을 감독했고, 2016년 우디 앨런(82) 감독의 TV시리즈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스'(Crisis in Six Scenes)에 캐스팅되면서 배우 활동을 재개했다.
연극 '웨이벌리 갤러리'에는 메이 외에 마이클 세라(29)와 루커스 헤지스(21) 등이 캐스팅됐고, 제작은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 스캇 루딘(59), 연출은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극찬 받은 '울브즈'(The Wolves)를 감독한 라일라 노이거바우어(32)가 맡았다.
공식 개막일은 오는 10월 25일, 무대는 메이가 1960년대에 니콜스와 함께 오르던 존 골든 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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