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총리 "테러음모 차단" 주장…야당탄압 고삐 죄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33년째 권좌를 지키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집권연장을 위한 총선(7월)을 3개월 앞두고 "폭탄테러 음모 2건을 차단했다"고 밝혀 야권탄압을 가속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일간 프놈펜 포스트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지난 10일 수도 프놈펜의 한 대학 강연에서 "12일로 계획했던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에 대한 폭탄테러 음모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또 테러음모의 배후로 덴마크에 본부를 둔 테러조직 '캄보디아 민족 해방 전선'(KNLF)을 이끄는 삼 세레이를 지목하고 캄보디아 내 추종자 체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프놈펜의 유명 사찰 '와트 프놈펜'에 대한 테러 음모가 있었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치분석가 라오 몽 하이는 "이번 사건이 캄보디아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더 억압하고 보안조치를 강화하는 핑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캄보디아 법원은 지난해 11월 외부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강제 해산하고 소속 정치인 118명의 정치활동을 5년간 금지했다.
이에 앞서 훈센 총리는 작년 9월 "10년 더 집권하겠다"고 선언했다.
캄보디아 정부와 여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제1야당과 시민단체, 독립언론의 활동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미국과 유럽연합(EU), 국제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받지만 훈센 총리는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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