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 산림 훼손"…용인 지곡동 바이오단지 환경파괴 논란
용인시·DSD삼호 조성 추진…주민 비대위 구성해 반대운동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와 DSD삼호가 투자유치 협약을 맺고 기흥구 지곡동에 조성을 추진중인 바이오의약산업단지가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주민들은 과도한 자연 훼손을 수반하는 난개발이라고 지적하며 반대운동에 나섰다.
지곡동 바이오의약산업단지는 땅 소유주인 DSD삼호가 송골마을 뒤 30만㎡ 임야에 조성하려는 바이오산업 분야 특화단지다. 사업명은 '바이오 메디컬 BIX(Business & Industry Complex:경기도형 산업단지)'이다.
경기도, 용인시, DSD삼호, 일양약품, 녹십자수의약품, 올리패스㈜가 2016년 3월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경기도와 용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총사업비 1천억원이 투입돼 30만㎡ 규모의 중간급 산업단지로 조성되며, 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 의료·정밀·광학기기 제작 및 연구개발 관련 업종이 입주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바이오메디컬 BIX를 통해 도내 의약·제약 기업이 겪는 생산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1천800여명의 직·간접 고용유발 및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DSD삼호의 자회사인 신삼호는 지난해 5월 바이오메디컬 BIX 사업승인신청을 용인시에 냈다.
그러자 산업단지부지와 인접한 지곡동 송골마을 주민들이 자연훼손이 우려된다며 시에 반대의견을 냈다.
산업단지 조성 시 수령 30∼50년 나무들이 모두 잘리고, 울창한 산림이 없어져 자연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hedgehog@yna.co.kr'/>
송골마을 끝자락과 접한 사업부지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산이다. 이곳 주민들과 용인시민들이 등산과 산악바이크를 위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환경영향평가 협의기구인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도 사업부지에 보전녹지가 많고, 산업단지 조성 시 인근 지곡저수지 오염이 우려된다며 '사업 부적절' 의견을 냈다. 이에 용인시는 사업승인신청을 취하했다.
그러자 신삼호가 10개월만인 올 3월 사업부지 내 보전녹지 비율(55%→38%)과 조성부지(30만㎡→28만㎡)를 각각 줄이고, 사업명칭도 '용인바이오밸리'로 변경해 재차 사업승인신청을 냈다.
이에 용인시가 지난달 20일 지곡동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한 데 이어 주민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가자 송골마을 주민들도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비대위원 고모씨는 "산업단지가 들어서려는 곳은 지금도 도롱뇽, 다슬기, 부엉이, 딱따구리 등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산림이 울창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용인시의 허파'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산림을 첨단바이오산업단지라는 좋은 말로 포장해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 김모씨도 "기업의 땅이니 땅 주인 마음대로 개발을 할 수는 있겠지만, 산을 다 깎아 도로를 내고 악성 폐수가 나오는 바이오산업단지를 지으면 자연을 너무 심하게 훼손하게 된다"면서 "시에서도 이런 문제 때문에 한번 반려했는데, 또다시 사업승인신청을 내서 주민들이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반대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살고, 주민도 살고, 환경훼손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개발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야 이곳이 싫으면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지만, 이 아름다운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용인시는 오는 6일까지 주민의견 수렴을 마치고 한강유역환경청에 다시 협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신삼호 측 관계자는 "단순히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제약제조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유전자 치료 등 친환경적인 연구개발 중심의 산업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면서 "개발과 관련한 여러가지 좋은 의견이 있으면 최대한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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