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 "60세 정년까지 뛰고 싶어"
52세로 전인미답 2천승 돌파…통산 2천46승으로 신기록 행진 중
오른쪽 무릎 인대 수술 3번…매일 재활하는 '자기 관리 교과서'
"몇 승을 달성한다는 목표 정하지 않아…내 힘 다할 때까지 최선"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경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박태종(52) 기수는 50세를 넘긴 나이에도 젊은 후배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연일 경마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과천벌의 승부사'로 통하는 박태종 기수는 국내 기수 중 유일하게 개인 통산 2천승을 돌파했다.
지난주까지 성적은 통산 2천46승.
통산 기록 순위 2위인 '경마 황태자' 문세영(37) 기수가 통산 1천441승으로 605승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박태종 기수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박태종 기수는 '노장의 힘'으로 승수 기록 사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더 대단하다.
3월 3주차에는 15번 출전해 우승 5번, 준우승 4번으로 젊은 후배들 못지않은 성적을 냈다.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의 최고령인 김귀배(55) 기수에 이은 노장임에도 투혼을 발휘하는 것이다.
박태종 기수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으로 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2000년 10월 종전 국내 최다승기록(722승)을 갈아치운 박 기수는 이후 해마다 평균 50승 이상씩을 거두며 한국 경마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2004년 1월 31일 통산 1천승 고지를 밟았다. 2006년 120차례 우승해 개인 한해 최다승기록을 세웠고, 2009년에는 개인 최다인 654회 출전하는 등 거침 없는 승수 사냥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기록제조기'와 '철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2016년에는 데뷔 30년 만에 50세를 넘은 나이로 현역에서 뛰면서 통산 2천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충북 진천 출신으로 1987년 4월 제13기 후보생 시험에 합격, 경마에 입문한 그는 147㎝, 46㎏으로 기수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데다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 특유의 성실한 자세로 일찌감치 간판 기수 자리를 꿰찼다.
영광의 자리에 서기까지 1995년 낙마 사고로 오른쪽 무릎 인대가 끊어진 것을 비롯해 3차례나 큰 부상을 당하는 등 시련도 있었다.
하지만 박태종은 포기하지 않았고 지루한 재활훈련을 거쳐 무릎 부상 다음 해인 1996년에는 한해 최다승 우승기록을 세우며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질주를 거듭한 끝에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요즘에도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해 5시부터 경주마에 오른다. 술, 담배를 멀리하고 저녁 9시에 잠드는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도 유명하다.
그의 소망은 기수 정년인 60세까지 활동하는 것이다.
그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다소 걱정되긴 하지만 말을 탈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기수로 끝까지 팬 곁에 서고 싶다"면서 "남은 기간 몇 승을 달성해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묵묵히 길을 가면서 승수에 연연하지 않고 내 힘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후배들에게 언제나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한다"면서 "나이가 많아지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지겠지만, 그 부분에서 한계를 느끼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