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차로 쫓긴 위기에서 홀인원…지은희 우승에 '적시타'
이때 줄인 2타로 공동 2위에 2타 앞서 개인 통산 4승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마지막 날 6번 홀부터 8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은 지은희(32)는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렸고 10번 홀(파5)에서도 한 타를 더 줄이며 승기를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지은희를 추격하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신디 라크로스(미국)가 때마침 12, 13번 홀에서 1타씩 잃으면서 공동 2위권과 간격이 4타까지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크리스티 커(미국)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을 거둔 베테랑 커는 9, 10번과 13, 14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내더니 16번 홀(파4)에서 또 한 타를 줄여 급기야 지은희를 1타 차로 압박했다.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기도 했던 커의 저력으로 봐서는 우승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66야드로 세팅된 14번 홀(파3)에 접어든 지은희는 7번 아이언을 꺼냈고 지은희의 티샷은 그대로 홀인원으로 연결되면서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타'가 됐다.
지은희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어제 7번 아이언으로 14번 홀에서 친 공이 멈춘 자리가 오늘 핀 위치와 비슷했다"며 "그래서 오늘도 7번 아이언을 잡았고 공이 날아가는 모양새가 좋아 보였다"고 그 순간을 회상했다.
지은희는 "오늘 핀 위치는 152야드 정도였기 때문에 7번 아이언 145야드 정도를 보고 뒷바람을 계산했다"며 "옆에 있던 리젯 살라스(미국)가 '홀 안으로 덩크슛이 들어갔다'고 말해줬다"고 웃어 보였다.
이때 줄인 2타는 결국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친 커, 살라스와 격차 2타와 일치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홀인원이 아니었더라면 지은희의 이날 우승은 장담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지은희의 홀인원으로 2위 커와 격차는 1타에서 순식간에 3타로 늘어났고, 여유를 찾은 지은희는 남은 홀에서 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6개 대회를 치르면서 나온 홀인원은 이날 지은희의 것을 포함해 총 3개다.
지난해에는 시즌을 통틀어 홀인원이 19개가 전부였다. 대회 수가 34개였으니 어림잡아 2개 대회에 한 번 나오는 꼴이다.
지은희는 또 이 홀인원으로 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를 부상으로 받게 돼 기쁨이 더 했다.
지은희는 "지금까지 홀인원을 8번 했지만 부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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