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지난달 3.3조↑, 증가세는 둔화…"정책효과는 글쎄"(종합)
2월 증가폭, 작년보다 3.5조 작아…주담대는 주택매매 호조로 꾸준히 늘어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수현 기자 = 가계 빚이 지난달 3조3천억원 늘었다. 늘긴 했지만, 증가세는 둔화했다.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1·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3조3천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지난해 2월보다 3조5천억원 작아졌다.
계절적 요인을 띠는 가계대출의 매년 2월 증가폭만 놓고 보면 2015년 4조4천억원에서 2016년 5조4천억원, 2017년 6조8천억원으로 커지다가 올해 확 줄었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은행권에서 2조6천억원, 제2금융권에서 7천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증가폭이 4천억원, 제2금융권이 3조1천억원 축소됐다.
올해 1월까지 합치면 1·2금융권 증가 규모는 8조4천억원이다. 지난해 1∼2월은 9조8천억원이었다. 증가세가 올해 1조4천억원 둔화한 것이다.
금융위는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다"며 "올해 2월에는 설 연휴가 있어 상여금 지급에 따른 대출수요 감소 효과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1월 1천억원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소 수준이라고 한국은행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 잔액이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빠르게 불어나다가 지난달 8천억원으로 증가세가 꺾인 결과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3월 4천억원 이후 최소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자금줄을 조이는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기는 아직 어려운 대목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말 잔액이 573조2천억원이다. 한 달 전보다 1조8천억원 늘었다. 1월(1조3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은행권 주담대는 늘었기 때문에 정부 가계대출 정책의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이르다"고 설명했다.
1·2월 누적으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2천억원 증가해 2008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컸다.
기타대출도 1·2월 누적 2조2천억원으로 최대였다.
다만 한은은 "1월 기타대출이 10년 만에 가장 큰 1조4천억원 증가한 영향"이라며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해 '안정적 증가세'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상호금융조합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2천억원)과 기타대출(-2천억원)을 중심으로 총 5천억원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 자체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보험사(7천억원), 저축은행(1천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5천억원) 등 다른 제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이 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증가세는 확연히 꺾였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주담대 규제 강화로 신용대출과 자영업자대출 증가 등이 우려된다"며 "선제적인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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