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또 관세 위협…'무역전쟁' 갈등 증폭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상대로 고(高)관세 부과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유럽 최대경제국 독일과 EU의 맞불 크기도 커져 갈등은 증폭하는 양상이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EU와의 교역에서 미국이 큰 적자를 본다며 EU에 관세 부과 위협을 다시 한 번 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EU가 끔찍한 무역장벽과 관세를 미국산 제품에 물리면 우리도 똑같이 해줄 것이라며 공정무역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국내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도 EU가 교역장벽을 거둬내지 않는다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독일의 두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를 특정한 것이다.
트럼프의 드라이브가 이어지자 독일을 중심으로 EU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 ifo 소속 전문가 가브리엘 펠베르마이어는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독일 입장에선 철강 관세와는 매우 다른 결과를 겪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자동차 산업은 독일 경제에 구조적으로 연관돼 있다"라고 근거를 들었다.
독일 차기 정부 보건장관으로 내정된 옌스 슈판 재무차관은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협상을 촉구하고 "우리 유럽인들은 단결해서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기테 치프리스 경제장관은 "트럼프의 정책들이 자유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가세했다. 특히 "트럼프는 이 질서가 규칙에 기반을 둔 개방시장 체제에 기초를 두고서 설계됐다는 것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꼬집고 "이를 문제 삼는 사람은 번영, 성장 그리고 고용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주 만남에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 주에도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지난 만남 이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과 관련해 EU산 제품의 면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나오자 오렌지와 담배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 명단을 제시하며 맞대응에도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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