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여성의 날…곳곳서 '미투' 연대 함성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여성단체들이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시내 곳곳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하얀 장미와 함께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모두를 위한 지침'을 담은 카드, 폭력 피해상담과 사법제도 이용 등을 안내하는 안내서도 배포했다.
온라인에서는 여성폭력 없는 사회를 위해 일상에서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할 점을 말하는 '말하기 캠페인'도 진행했으며, 성차별 실태를 담은 전자책 '요즘에도 그래요?-숫자로 보는 한국의 성차별'도 발간했다.
신입사원 10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며 남성이 시간당 1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천840원을 받는 노동현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에 불과하며 역대 광역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아무도 없는 현실 등 사회 영역 전반의 성차별 실태를 숫자로 살펴본 책이다.
이날 오후 명동에서는 한국YWCA연합회 회원 100여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성폭력 피해 사건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참석자들은 장미와 검은색, 보라색 의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한다.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를 결의한다.
'하나의 함성!'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 110개 여성단체 지도자들과 정·관·학계 주요인사 등 총 500여명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미투 지원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각종 성폭력 철폐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한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행사에서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국미투지원본부' 발족도 선포한다.
전국미투지원본부에는 여성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한국공법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이 참여해 피해자에게 법률 상담, 심리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10여개 단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의 날 3시 조기 퇴근 시위'를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
한국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100대 64로 크게 벌어졌으며, 이를 1일 노동시간인 8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들이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벌이는 운동이다.
참석자들은 본 행사가 끝난 뒤 '직장 내 성희롱, 이제는 근절해야 한다', '최저임금 정부부터 지켜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한다.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펼친다.
이들은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해 고용노동부에 '성평등 전담 근로 감독관 확충'을 촉구하는 민원 넣기 운동도 진행해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폭력·성차별 피해에 대해 말하는 '3·8 샤우팅' 행사를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데 이어 이날 전주 경기전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세계여성의날은 지난 1908년 미국의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조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된 국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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