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사들 "와인 권하는 마크롱이 국민건강 위태롭게 해"
와인 종주국서 와인 유해논쟁 가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와인도 술이다. 마냥 권해서는 안 된다".
와인의 종주국 프랑스에서는 때아닌 와인 유해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보건을 담당하는 보건부 장관이 와인 유해론을 제기하면서 여기에 프랑스 와인 업계가 반발하고 와인 애호가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와인을 두둔하고 나서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자 프랑스 저명의사들이 집단으로 '와인도 술인 만큼 이를 권해서는 안 된다'고 나서는 등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5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내 9명의 저명의사는 르 피가로지 공동기고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에게 와인을 권장함으로써 건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와인 유해 논란에서 와인 편을 들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 의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와인은 과음과 관계가 없다'는 거짓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와인 애호가인 마크롱 대통령이 자칫 국민을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혐의로 법정에 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의학원의 공중보건학자 제라르 뒤부아 교수와 파리남(南)대학의 정신의학자 아민 베냐미나 교수 등을 포함한 이들 의사는 매년 프랑스에서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5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프랑스 내 알코올 소비량의 60%를 차지하는 와인이 상당 부분 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사는 또 와인이 대부분인 알코올이 가정폭력과 길거리 폭력, 폭음의 원천이며 정신건강 문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자살과 노상 사고에 따른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마크롱 대통령은 알코올 예방캠페인을 시행할 책무가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젠가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지도자들은 나중 법정에서 알코올 소비에 따른 위험을 알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와인 유해논쟁은 아녜스 뷔쟁 보건부 장관이 와인 역시 다른 술처럼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발언함으로써 비롯됐다. 여기에 프랑스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와인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와인을 두둔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파리 농업박람회에서 "나 역시 점심과 저녁 식사 때 와인을 마신다"면서 "젊은이들이 맥주나 다른 강력한 술을 급하게 마시면 분명 건강을 해치지만 와인을 그렇게 마시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광고법을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타임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일면 기회주의자로 비난받고 있지만 와인에 관한 한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전 때 자신의 조부가 와인의 건강의 유용성에 대해 말해준 바 있으며 자신은 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언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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