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밀린 통계 대표품목…시계·팩스·모뎀
산업생산 통계 기준 품목서 줄줄이 빠져…손목시계, 40년만에 '퇴출'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통계청이 최근 개편한 광공업 통계 작성 대표 품목에서 손목시계·팩스·모뎀 등이 20∼30년 만에 줄줄이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이제 대다수 국민의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의 영향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최근 개편된 광공업 생산 통계의 대표 품목 변화에는 지난 5년간 스마트폰의 대중화 영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표 품목을 선정해 이를 바탕으로 광공업 생산 지수를 작성하고 있다.
대표 품목은 산업구조 변화 등을 반영해 5년마다 한 번씩 조정되며, 올해는 2015년도를 기준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 전체 출하액 비중이 5천분의 1 이하로 떨어지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표 품목에서 제외된다.
올해 대표 품목 조정에는 최근 5년간 빠르게 대중화된 스마트폰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1975년부터 대표 품목이었던 손목시계 등 휴대용 시계는 이번 개편 때 무려 40년 만에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마트폰이 시계뿐만 아니라 알람, 계산기 등 기존의 디지털 시계 역할을 모두 흡수하면서 생겨난 변화 중 하나다.
인터넷 보급 이후 수요가 줄기 시작한 팩시밀리도 결국 스마트폰에 밀려 1990년 대표 품목에 선정된 지 25년 만에 대표 품목 명단에서 삭제됐다.
PC 통신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 대표 품목에 포함된 모뎀(전송장치)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통신 사용량 증가 등 여파로 결국 이번 개편 때 빠졌다.
1965년 대표 품목에 등재된 전화교환기 역시 유선 통신 사용량이 줄면서 대표 품목에 빠졌다. 대신 2000년부터 무선통신용 중계기가 대표 품목으로 선정돼 광공업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
2000년 기준 대표 품목에 포함됐던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는 5년 전인 2010년 기준 개편 때 이미 대표 품목에서 빠졌다.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이제 대다수 국민의 필수 품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77.7%로 추정됐다.
올해 광공업 통계 대표 품목 수는 2010년 기준 613개에서 485개로 축소됐지만 대표 품목이 전체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7%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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