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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1년] 작년 방한 중국인 반토막…"GDP 5조원 감소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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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1년] 작년 방한 중국인 반토막…"GDP 5조원 감소시켜"
관광·면세점·화장품·식품업계 타격…실적 뒷걸음에 성장세 둔화
"훈풍 언제 부나" 한걱정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김은경 이도연 기자 = 지난해 3월 15일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한국과 중국 정부가 관계 개선을 공동 발표할 때만 해도 업계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곧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기다리던 '훈풍'은 불지 않고 있다. 관광, 면세점, 화장품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계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 작년 방한 유커 48% 급감…단체관광 여전히 제한적

지난해 3월 중국 국가여유국이 자국 여행사에 한국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처를 내린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방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416만9천353명으로 2016년의 806만7천722명보다 48.3% 줄었다.
단체관광이 전면 금지되면서 방한 중국 관광객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사드보복 여파에 따른 여행수지 부진으로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국내총생산(GDP)을 약 5조원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전년보다 400만명가량 줄어들 경우 약 5조원의 손실이 생기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사드 충격으로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이 일부 허용됐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0만5천12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줄었다.
베이징과 산둥성 외에는 아직 단체관광이 금지돼 있고 베이징과 산둥성도 인센티브(포상) 관광이나 크루즈 관광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인 한국 단체관광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티켓을 20만원 이상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 혜택을 줘서 2월에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다소 덜 감소했을 수는 있지만,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도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들어서도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면세점도 직격탄…롯데면세점 1∼9월 영업이익 88% 급감

면세점 업계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기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시내면세점은 매출의 약 80%를 중국인 구매가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면세점들은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해 기형적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28억 달러 규모였다. 전년 106억 달러보다 20.8%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보따리상들의 싹쓸이 쇼핑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경쟁 격화에 따른 할인 마케팅 등으로 수익성은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주요 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대 중반 수준으로 약 4%였던 전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면세점 실적도 부진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3조9천89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3% 감소했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은 87.8% 급감한 350억4천만원이었다.
사드보복으로 가장 충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에는 298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큰 인천공항 1터미널 사업권 4개 중 주류·담배를 제외한 3개를 반납했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5천719억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5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드보복 해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변한 것은 없다"며 "경쟁도 치열해지고 규제도 심해 여러모로 경영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 화장품·식품업계도 위기…오리온 中 매출 33% 감소

사드 사태는 화장품과 식품업계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면세 구매도 전체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중국과의 갈등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사업이 화장품 분야에 집중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 사업이 좀 더 다변화된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6조29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매출은 2.9% 증가해 6조2천7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중국 판매는 23.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전년에 비하면 성장세가 둔화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사드 여파에서 점차 회복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드 사태는 업계에 사업을 다변화하고 신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교훈도 남겼다"고 말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33.2%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은 지난해 6천120만 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41.6% 줄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드보복 여파로 한국 소비재 제품의 중국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며 "최근 다소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사드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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