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당분간 법정관리 안간다(종합)
채무상환유예 결정 한달 미루고 노조 설득 나서기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박의래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당분간 법정관리와 같은 강경 수단을 쓰지 않기로 함에 따라 금호타이어 사태는 파국을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에 대한 합의만 기간 내에 하면 금호타이어는 외부자본 유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실무자 회의를 열어 채무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3월 말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26일 자율협약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결의하면서 한달 내에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할 것을 금호타이어 측에 요구했다.
채무재조정 방안은 ▲ 올해 말까지 원금 상환 유예 ▲ 담보채권은 연 4%, 무담보채권은 연 2.5%로 금리 인하 ▲ 당좌대월 한도 최대 2천억원 설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채권단은 이달 26일까지 노사합의가 수반된 이행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으면 이 결의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재차 상환 유예 결정 기한을 다음달 말로 한달 미뤘다.
이는 당분간은 금호타이어에 채무상환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법정관리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고, 거기에는 법원의 절차도 포함돼 있다"고 한 발언에 비춰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산업은행은 이 기간에 금호타이어 노조를 설득하고 외부자본 유치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금호타이어 노사가 자구안에 대해 의견 합의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진 점도 현 상황이 파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 시 합의'를 요구하며 자구안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임금체계 조정 등 직원들의 고통분담 내용이 담긴 자구안 자체에 대해 노조가 사측과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보였으나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간다는 언론 보도를 계기로 돌연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산업은행은 이에 불가피하게 해외 매각 시 협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한 상태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던 업체로, 채권단이 최근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날 당장 노사합의가 안 이뤄지더라도 한 달간의 기한이 추가된 만큼 금호타이어 노사와 채권단의 노력에 따라 극적 타결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결국, 채권단이 해외 매각 시 합의라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경영권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구안 이행에 대한 노사합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더블스타라는 선택지를 미리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고서 나중에 더블스타로의 경영권 이전을 설득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노조는 회사가 더블스타로 넘어가는 대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로 반감이 심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도 노사 협의가 진행 중으로 결과는 지켜봐야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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