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최다빈 "엄마 계셨다면, 꼭 안아주셨을 것 같아요"(종합)
"올림픽은 내 꿈이자 엄마의 꿈이었다…포기하지 않았던 이유"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해 어머니를 여의고 혼신의 힘으로 올림픽 무대에 당당히 선 최다빈이 어머니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다빈은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점인 131.49점을 받아 총점 199.26점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올림픽 무대에서 후회 없이 연기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엔 힘든 일이 많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는데, 가족들과 동료, 선생님, 그리고 (하늘에 있는) 엄마가 항상 응원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다빈의 어머니 김정숙 씨는 지난해 6월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안은 최다빈은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려 했다.
그는 "국내 1차 선발전에 나가기가 무서웠다"라며 "그러나 올림픽은 내 꿈이자 엄마의 꿈이었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 선발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역경을 딛고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최다빈은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김연아(은퇴) 이후 최고 점수를 획득하며 7위에 올랐다.
그는 "엄마가 곁에 계셨다면 꼭 안아주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최다빈은 이어 "가족 구성원 모두 힘든 한 해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줬다. 아빠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적에 대해서는 "첫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올림픽에서 연기한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톱10에 들었다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환히 웃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모친상 외에도 부츠 문제와 부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최다빈은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친 만큼 앞으로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2년 전의 부츠이고 발목에 힘이 잘 안 받기도 하는데, 신다 보니 민감해지기보다는 이거라도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더 안 바꿔도 될 것 같다"며 "점프 구성도 바꿀 생각이 없고, 지금 구성 그대로 다듬으려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저는 선수생활 내내 평창올림픽이 목표였고, 이번 시즌도 올림픽만 보며 달려왔다"면서 "베이징올림픽 도전 여부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장은 좀 쉬면서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갖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엔 최다빈의 롤모델인 김연아가 자리해 후배를 열렬히 응원했다.
최다빈은 "(김)연아 언니가 응원을 와줘서 정말 고맙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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