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권 독점으로 검찰 권력화" vs "국민 기본권 보호"(종합)
국회 의원회관서 영장청구제도 개헌 토론회…검·경 수사권 조정 현안
경찰 "검찰이 특권층 수사 방해" vs 검찰 "검사의 독립성 보장이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공룡화된 검찰을 정상화하기 위해 영장 청구권을 검사에게 독점시키는 헌법 규정을 삭제해야만 합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에서 (영장청구와 관련한) '검사의 신청'이라는 자구마저 삭제한다는 것은 국민의 신체 자유의 보호를 대책 없이 위험에 노출하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영장청구 제도와 관련한 개헌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실과 한국헌법학회, 경찰청이 함께 마련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검찰이 독점한 영장청구 권한을 둘러싼 치열한 찬반 논쟁이 오갔다.
현행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발제에 나선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규정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영장 청구권의 검사 독점은 강제수사권의 검찰 독점을 의미한다"며 "이는 검찰의 경찰에 대한 효율적 수사지휘를 위한 수단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수사권의 실질적 독점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검찰이 과도한 권한을 갖게 됐고 검찰조직 부패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해당 규정의 삭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작업을 통해 불필요한 구속 혹은 오류로 인한 구속이나 타인의 재산권과 사생활의 침해를 막아내는 기능을 실질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영장 청구권을 검사에게 전속시킨 궁극의 목적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남부지검 최영아 검사는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검찰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된다면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치권력에 의한 검찰 통제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경찰이 직접 영장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검사는 또 "검·경은 모두 정의의 실현 및 인권보호라는 책무를 함께 지는 협력자이자 동반자로서 서로 부족한 부분은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해야 할 수 있다"며 "헌법에서 검사 영장청구 조항을 삭제하자는 주장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이중적인 통제를 해제해 강제수사로 인한 국민의 인권침해를 용이하게 해 달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경찰 측 토론자로 나선 서울 영등포경찰서 황정인 형사과장은 "검찰 역시 수사기관인 이상 수사기관의 욕망은 인권과 친하지 않다"며 "이런 욕망을 억제하고 감시·통제하는 역할은 수사와 무관한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과장은 "특히 영장청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특권제도를 만들고 상류층을 겨냥한 사건을 자신들만 수사하도록 성벽을 쌓았다"며 "통제받지 않는 검찰을 중심으로 특권층이 생겼고 이들이 부패와 반칙을 일삼은 것이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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