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빌딩 관리인 외장하드, 다스 실소유주 수사 열쇠 되나(종합2보)
검찰, 확보 사실 공개…'최순실 태블릿PC' 같은 '스모킹건' 관측 전망
"도곡동 땅 대금 일부로 MB 논현동 사저 수리·다스 지분 매입" 진술도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19일 서울동부지검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이 존재를 공개한 '영포빌딩 관리인의 외장 하드'에는 관련 수사의 종착점인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풀 열쇠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팀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발표문에서 "다스 본사 및 분사무소, ○○빌딩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빌딩 관리인이 차량에 숨겨둔 외장 하드 등 다스 실소유 관계입증과 관련된 증거를 다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이 언급한 '○○빌딩'은 영포빌딩으로, 빌딩 관리인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리자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으로 추측된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경북 경주 다스 본사와 함께 서울 영포빌딩에 입주한 다스 사무실과 청계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국장이 차량 속에 숨겨놨던 외장 하드를 발견했으며, 외장 하드에서 다스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연관이 있음을 추정케 하는 핵심 물증이 여럿 발견됐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국장은 자신이 관리하던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장부를 일부 파기한 혐의로 13일 긴급체포돼 15일 구속됐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콕 집어 존재를 드러낸 이 외장 하드가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쓰인 '태블릿PC'에 준하는 파괴력을 지닌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수사팀 관계자는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쫓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진행된 부분과 합쳐진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다스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 자금 150억원의 용처를 추가로 확인했으며, 앞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팀은 '추가 용처'가 이상은 회장 몫 매각대금 중 10억여원이 이 전 대통령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서울중앙지검 수사 내용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해 이 전 대통령 측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012∼2013년 도곡동 땅 매각대금에서 수십억원을 인출해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를 수리하는 데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병모 사무국장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국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 입출금 관리를 하며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일부를 다스 지분을 매입하는 데 썼고, 이 과정에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동 땅은 이 회장과 이 전 대통령 처남 김재정씨가 공동 보유하다 1995년 263억원에 매각했다. 애초 세금 등을 제한 뒤 양측이 100여억원씩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이날 이 회장 몫이 150억원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당시 다스 지분이 없던 이 회장은 땅을 매각한 돈으로 수년간 다스 지분을 사들이거나 증자에 참여해 47.26%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도곡동 땅 매각 자금이 다스 지분 취득의 종잣돈 역할을 한만큼 향후 수사에서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구로 판명 나는지에 따라 다스의 소유주도 달리 판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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