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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윤성빈 '금빛 레이스' 트랙엔 순수 우리 기술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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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윤성빈 '금빛 레이스' 트랙엔 순수 우리 기술이 숨어있다
윤경구 강원대 교수 '숏크리트' 기술 개발…슬라이딩센터 건설 '핵심'
가장 부드러운 16개 곡선 구현…공사 기간 '30→12개월' 획기적 단축



(평창=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24·강원도청)이 금메달을 따낸 슬라이딩 트랙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졌다.
바로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개발해 국산화한 '숏크리트'(Shotcrete) 시공기술이다.
숏크리트 공법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압착공기에 의한 스프레이 시공에 쓰이는 콘크리트로 쉽게 이야기하면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콘크리트를 분사해 붙이는 기술이다.
윤 교수는 터널 시공, 경사면 보강 등에 쓰이는 일반적인 숏크리트와 구성 성분과 알갱이 등이 다른 내구성이 뛰어난 콘크리트와 이 콘크리트를 뿌릴 때 흘러내리지 않는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 기술은 윤 교수가 2004년부터 10년 넘게 공들여 연구한 분야로 2007년 BK21(Brain Korea 21)을 통해 연구 기반 구축, 지역거점센터사업으로 완성했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겸용 트랙 경기장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 그대로 적용, 경기장 건설의 핵심 기술이 됐다.



윤 교수에 따르면 맨몸으로 최고 시속 150㎞를 달리는 썰매 경기장은 속도와 충격으로부터 선수를 지키기 위해 역학·토목·건축·전기·기계·냉동 분야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트랙 공사는 하부 기초 건설·철제 뼈대 설치·냉동 배관 및 철근 설치·콘크리트 붓기 순서로 이뤄지는데 마지막 '콘크리트 붓기'가 매우 중요하다.
트랙에 삽입된 냉동배관이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냉매를 잘 이동시킬 수 있도록 콘크리트 단면이 15㎝로 매우 얇아야 하고, 얇으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콘크리트 타설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단면 모양이 계속 바뀌는 수많은 곡선을 구현해내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본격적인 트랙 시공 전에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과 국제루지연맹(FIL)의 시공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숏크리트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다는 캐나다에서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세 번 만에 통과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러시아는 일곱 차례 도전에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군인들을 동원해 수작업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윤 교수가 개발한 숏크리트 기술을 바탕으로 단번에 시험을 통과했다.
본 공사에 접어들어서는 트랙 공사 기간만 따졌을 때 캐나다에서도 2년이나 걸린 것을 우리는 8개월 만에 끝냈다.
늦게 공사를 시작한 탓에 '일본 나가노에 있는 트랙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단시간에 2천18m 트랙에 16개의 가장 부드러운 곡선을 갖춘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를 본 IBSF와 FIL은 열 차례가 넘는 현장 검측 후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의 기술에 슬라이딩센터 시공사 대림산업의 기계화·자동화 공법 등 첨단 신기술이 더해지면서 경기장 전체 공사 기간을 30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는 획기적인 단축도 이뤄냈다.
윤 교수는 "그동안 외국에서 선점해왔던 썰매 종목 경기트랙 건설기술의 국산화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만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라스베이거스 세계 콘크리트, 건설기계, 석재 박람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 트랙' 작품으로 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조언 요청을 받은 그는 이번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대회에서는 더욱 향상된 첨단 시공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 교수는 "우리 기술로 만든 트랙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설상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선수가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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