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인 에어리얼 1호 김경은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1994년 정식종목 채택 후 평창에서 한국 첫 출전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인 에어리얼 1호 올림픽 국가대표가 된 김경은(20)이 첫걸음마를 뗐다.
김경은은 15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여자부 예선에 출전했다.
1994년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에어리얼에 한국 선수가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걸음마'라는 표현을 쓴 것은 김경은과 다른 선수들의 격차가 아직은 많이 났기 때문이다.
에어리얼은 스키를 신고 점프대를 통과, 공중 동작을 선보이는 경기인데 점프대는 선수 수준에 맞춰 1번부터 5번까지 있다.
1번은 높이가 2.1m에 각도가 50도인 데 비해 5번은 4.2m에 70도나 되기 때문에 어떤 점프대를 통과하느냐에 따라 점프 높이와 회전수에서 차이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
이날 출전한 선수 가운데 1번 키커를 사용한 선수는 김경은이 유일했다.
구사한 기술의 난도 역시 김경은이 2.0대로 가장 낮았다.
다른 선수들이 공중에서 몇 바퀴씩 돌았지만 김경은은 한 바퀴를 도는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이 종목이 한국에 도입된 게 2015년 10월이고, 김경은은 기계체조를 하다가 2016년 여름부터 에어리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날 1차 시기 착지에서 넘어졌던 김경은은 2차 시기에 깔끔하게 성공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경은은 "1차 때는 바람이 뒤에서 불어서 착지할 때 땅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그래도 2차에서 착지를 해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호 에어리얼 국가대표' 타이틀에 대해 "자부심은 늘 느끼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에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출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뿌듯해했다.
이날 출전 선수 25명 가운데 맨 처음 연기에 나선 김경은은 "사실 1번만 안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순서표가 1번으로 나왔다"며 "어제 새벽 3시에 겨우 잠들었다가 다시 깰 정도로 많이 떨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체조를 계속했더라면 서울 대표로 끝났을 것"이라고 돌아보며 "종목을 바꾸는 데 많은 도움과 격려를 주신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인 2013년 KBS배 평균대 2위 등의 성적을 냈던 김경은은 "체조복을 벗고 스키 부츠를 신었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힘들어서 많이 울었다"며 "종목 전환이 처음에는 싫었지만 지금은 저도 생각이 바뀌었다"고 자신의 선택을 만족스러워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걸음마'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한다.
그는 "중국 선수들 얘기로는 다음 점프대로 넘어가는 데 4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저도 체중을 더 줄이고 몸을 잘 만들어서 2022년에는 더블 점프대에서 실수 없이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1차 시기 착지에서 실수해 팔꿈치에 통증이 있다는 김경은은 "우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고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며 "앞으로 에어리얼 종목이 더 많이 알려져서 참가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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