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혼잡 시리아 전선, 미·러 우발충돌 우려 다시 고개
러시아군 협력업체 전투요원 대량 사상설 확산
종파·종족 갈등에 다양한 외부 세력 개입으로 상황통제 어려워
러시아의회, 군 협력업체 관리강화 추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사태가 내전과 대리전이 혼재되고, 이스라엘·이란 분쟁까지 뒤섞여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이에 개입한 미국과 러시아의 우발적 충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시리아 사태는 시리아정부와 다양한 반군 조직, 쿠르드족이 영토를 분할 장악하며 대립하고 있고, 여기에 러시아, 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아파 민병대 등이 적극 개입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시아파 패권주의를 견제한다는 이유로 시리아에서 수시로 무력을 행사했다.
미국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이유로 뛰어들었고, 도시 거점을 잃은 IS는 외곽에서 소규모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각각 시리아 북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IS 격퇴전을 수행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과 러시아·시리아군은 IS의 최후 거점 데이르에조르주(州)에서 근접하며 우발적 충돌 우려가 처음 제기됐다.
그간 양측은 유프라테스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국제동맹군이, 서쪽은 시리아군이 통제하며 충돌을 회피했다.
그러나 이달 7일 미군의 이례적인 친정부군 공습으로 시리아 사태에서 가장 우려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군은 시리아 친정부군 세력이 이달 7일 양측의 합의를 깨고 유프라테스 동쪽으로 넘어와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을 공격했으며, 미군은 "동맹의 파트너를 보호하고자" 이례적으로 친정부군 세력에 대응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은 이 공습으로 시리아 친정부군 세력 100명 이상을 제거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러시아 언론은 미군 공습 사망자 가운데 다수가 러시아 용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과 용병 전사자가 200명에 이른다는 소문도 확산했다.
13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10일 무인기로 러시아제 T-72 탱크를 파괴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탱크를 운용한 주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양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번 사건은 미국과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충돌했기보다는 우발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직후 짐 매티스 국무장관은 시리아 친정부군이 유프라테스 동쪽의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을 먼저 공격한 것에 당혹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의 반응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민병대가 러시아군과 조율 없이 강 건너편을 정찰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복잡한 전선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도발할 의도 없이 상대 진영을 타격하고 이에 보복하는 사태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의회는 14일 군 협력업체, 즉 용병업체의 관리를 강화하는 법령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하원 국방위원회의 블라디미르 샤마노프 위원장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한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해야 한다"며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시리아내전에 협력업체 소속 전투요원, 즉 용볍을 수천명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그 존재나 규모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