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불사조' 주마, 남아공 집권당으로부터 사퇴 공식명령
퇴진시한 미정이나 "긴급사태"…주마 14일까지 거취답변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제이콥 주마 현 대통령에게 사임을 명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애초 ANC가 주마 대통령에게 48시간 내 사임하도록 통첩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별도로 기한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도 ANC가 주마 대통령에게 국가를 위해 사임하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ANC 사무총장 에이스 메이거슐은 "당 전국위원회는 주마 대통령의 퇴임 문제를 시급히 다루기로 했다"며 "권력 이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불확실성과 불안한 시기를 겪게 될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마 대통령이 14일까지 명령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된다.
다수당인 ANC는 주마 대통령이 사퇴를 계속 거부할 경우 불신임 투표나 탄핵안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주마 대통령은 야당인 경제자유투사당(EFF)이 제출해 이달 22일로 예정된 불신임 투표안에 이미 직면한 상태다.
이번 ANC 전국 당위원회에서 주마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주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거행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로 예정됐던 국정연설은 주마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정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하며 이번 주로 연기됐다.
이날 밤까지도 남아공 민간 뉴스채널 eNCA는 주마 대통령이 14일 오전 10시에 언론 브리핑을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으나, 국영방송 SABC는 주마 대통령이 언론 브리핑 계획을 부인했다고 밝혀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주마 대통령의 대변인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로 예정된 남아공 내각 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한 뒤 8차례나 불신임 투표를 겪었다.
그는 현재 무기거래와 관련된 뇌물수수, 돈세탁 등 783건의 비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기 침체 지속으로 인해 국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마 대통령이 물러나면 작년 12월 ANC 대표에 선임된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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