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개회식·단일팀, 평창 출발이 아주 좋다"
"남북단일팀은 역사적인 경기…김여정, 북한 체육을 내게 설명했다"
"평창 성화 꺼진 뒤에도 北과 계속 대화…방북 시기는 조율 중"
"평창 성공을 위해 크게 헌신한 문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장동우 최송아 기자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출발이 정말 좋았다며 개회식 공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바흐 위원장은 12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 3 건물에 있는 이번 대회 주관통신사인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취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기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바흐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 관전 소감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또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헌신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의 뜻을 건네기도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는 북한 체육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적절한 시기에 방북하기 위해 북측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바흐 위원장과의 문답.
-- 개막 나흘째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지켜본 소감은.
▲ 평창올림픽 출발이 정말 좋았다. 개회식은 모든 면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하게 받아들여 질만 했다. 특히 스포츠가 평화와 대화를 위한 다리를 놓는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개회식에서 잘 전달됐다.
한국은 전통 문화화 현대 문화, 전통 음악과 K팝을 조화롭게 섞어 환상적인 개회식을 연출했다. 이런 모든 게 개회식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역사적인 경기도 열렸다. 나와 얘기를 나눈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 시설에 아주 만족스러워한다. 이보다 나은 출발을 생각하기 어렵다. (평창의) 바람만 조금 잦아든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이에서 단일팀과 스위스의 아이스하키를 관전했는데.
▲ 이것 또한 스포츠와 IOC가 둘 사이에 가교 노릇을 한다는 또 다른 명백한 상징이다. 난 둘을 떼어놓으려고 사이에 앉은 게 아니라 다리를 놓으려고 앉은 것이다. 개회식에서 시작된 이런 일관된 메시지는 단일팀 경기로도 이어졌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 스포츠 얘기를 나눴다. 북한의 체육 시스템이 어떤지 얘기했고, 김 부부장 일행은 체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체육 활동과 교육을 중시하는지를 내게 설명했다. 스포츠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건강과 대외 활동에 좋다며 그 나이(90)에도 여전히 운동한다고 내게 얘기했다.
-- 북한은 언제쯤 방문할 예정인가.
▲ 알다시피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 때 북한의 방문 요청을 받았다. 적절한 시기를 북한과 조율 중이다.
한국도 북한의 방북 초대를 환영했다. 방문 시기와 관계없이 IOC는 올림픽 성화가 꺼진 뒤에도 계속 북한과 대화하기를 바란다.
북한올림픽위원회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206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중 하나다. 그래서 언제든 접촉할 수 있다.
방북 대화는 스포츠 사안에 국한될 것이다. IOC는 논의할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 정치는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달렸다.
--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며 어떤 인상을 받았나.
▲ 문 대통령과 나는 오랫동안 접촉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를 예방한 뒤 우리는 훌륭한 공조를 이뤘다.
나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개인적으로 크게 헌신한 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느낄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첫 휴가를 평창에서 보낸 것은 한국민과 세계에 그의 큰 헌신을 보여줬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이는 문 대통령의 활력과 헌신 덕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첫 여름 휴가를 강원도 평창과 경남 진해로 6박 7일간 떠났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국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평창으로 휴가지를 결정했다.)
-- 앤젤라 루제로 미국 IOC 위원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 노벨평화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 IOC는 현재 올림픽 경기를 개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든 IOC 위원들은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다. 노벨평화상 추천 주장은 IOC 한 위원의 사견이다.
-- 초반이긴 하나 독일이 벌써 3개의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 독일 선수단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나.
▲ 당연히 IOC 위원장으로서 난 중립을 지켜야 한다. (웃음) 하지만 내가 독일 선수단의 그런 성과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는 점엔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내가 독일올림픽위원장으로 활동해 많은 선수를 아는 만큼 더욱 그럴 것이다.
-- 혹시 IOC 위원장 퇴임 후 계획이 있나. 예를 들면 독일 정계 진출과 같은.
▲ 에이(그건 아닌 것 같다는 감탄사). 내가 가장 계획하지 않은 한 가지가 바로 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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