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일요일마다 하늘 그리는 작가 '바이런 킴' 개인전
종로구 국제갤러리서 28일까지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 변의 길이가 35.5㎝인 정사각형 캔버스에 구름 낀 푸른 하늘이 담겼다. 하늘 그림은 언뜻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씩 다르다. 현대 회화로는 드물게 작가의 소회가 몇 줄씩 적혀 있다.
그림 제목은 '일요일 회화'(Sunday Paintings).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57)은 제목처럼 2001년부터 일요일마다 하늘을 그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1일 개막한 '스카이'(Sky) 전에는 바이런 킴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 '일요일 회화' 48점이 나왔다. 작가는 수많은 그림 중에 한국이나 여행과 관련된 작품만 골라 선보였다.
지난 2011년 강남구 PKM트리니티 전시 이후 7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개인전이지만, 작품 구성은 대동소이하다. '일요일 회화'와 함께 뉴욕 브루클린 등지에서 바라본 밤하늘을 그린 대형 회화 '무제', '도시의 밤' 연작이 전시에 나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일요일 회화'에 대해 "관람객이 그림을 감상하면서 리듬을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골랐다"며 "일상을 광활한 하늘이나 우주와 연결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취미로 즐길 수밖에 없는 사람들처럼 일요일을 선택해 작품 활동을 했다"며 "그림에 남긴 글은 사적인 내용이지만, 더는 사적일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제'와 '도시의 밤'은 8점이 출품됐다. 두 작품 모두 커다란 캔버스를 짙은 푸른색으로 채웠고, 일부 그림에는 양옆에 세로로 기다랗게 회색 띠를 그렸다.
작가는 "밤하늘이라고 하면 대개 칠흑 같은 시골의 밤을 생각하지만, 도시의 밤에서는 나름의 친밀감이 느껴진다"면서 "평소 여러 종류의 빛이 섞여 있는 도시의 밤거리를 거닐며 내면을 살피거나 가까운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갤러리는 "바이런 킴은 특정한 대상을 지속해서 관찰하는 작가"라며 "소소한 일상에서의 변화를 엮어 큰 그림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8일까지. 문의 ☎ 02-735-8449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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