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군산 울진 창원지역 뇌졸중 적다…"공통점은 바닷가"
연세대 연구팀 시군구별 질병유병율 패턴 분석결과
고혈압·당뇨 유병율 수도권 등 대도시 낮고 내륙지역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바다에 인접한 보령시·군산시·울진군·창원시 지역의 뇌졸중 유병률이 주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특징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대 허준(토목환경공학과)·김창수(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230개 시군구별 질병 유병률 패턴을 지도 형태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유병률을 '공간 자기상관도'라는 개념으로 분석했다. 공간 자기상관은 질병과 사는 지역 사이에 특정한 패턴이 존재하는지를 다른 지역에 견줘 비교해 보는 방식이다.
이 결과 고혈압은 수도권과 부산 등의 대도시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유병률이 낮았다. 반면 이들 지역을 벗어나 내륙 지방으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 이어졌다. 이는 인구밀도가 낮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고, 경제활동 비율이 높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낮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당뇨병의 경우도 고혈압과 비슷한 지역별 유병률 패턴이 확인됐다.
대도시 지역은 당뇨병 유병률이 비교적 낮았지만, 도시화와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상대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높았다. 이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수입과 낮은 교육 수준 등이 당뇨병 유병률을 높인다는 기존 분석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하지만 대도시 지역임에도 부산 강서구와 대구 중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고혈압과 당뇨병 모두 유병률이 모두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두 지역은 주변 지역과 차별되는 특정 요소가 고혈압과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지역만의 공통된 요소와 주변 지역들과 차별되는 요소를 분석한다면 특정한 발병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뇌졸중도 지역의 도시화, 지역의 빈곤도, 교육 수준 등에 따라 뇌졸중 유병률에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건 도시화 수준이 낮은 충남 보령시, 전북 군산시, 경북 울진군, 경남 창원시 등 특정 해안가 지역의 뇌졸중 유병률이 비슷한 여건의 주변지역보다 낮다는 점이다.
이는 뇌졸중 발병률을 낮추는 바다 관련 요소가 이들 지역에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서울 강북구와 금천구는 주변 지역의 낮은 뇌졸중 유병률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뇌졸중 유병률을 보이는 지역으로 꼽혔다.
허준 교수는 "뇌졸중의 경우 유병률이 낮게 나타난 지역이 모두 해안가라는 지역적 요소를 고려한다면, 뇌졸중의 발병을 억제하는 요인을 규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질병의 발병 원인을 분석하는 데 있어 이런 지역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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