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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체화 주 이룬 북한 미술전…광주비엔날레서 세계 최초로 연다
문범강 큐레이터 '북한미술전'서 집체화 등 조선화 40여 점 전시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북한 만수대창작단이 제작한 대형 집체화 등 북한의 미술 작품들이 오는 9월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인다.
최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열리게 될 이번 전시에는 북한의 개성이 담긴 산수화 등 4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제12회 광주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을 주제로 오는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66일 동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모두 7개의 전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북한미술전'이다.
북한미술 전문가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큐레이터를 맡아 북한 사회주의 미술의 정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북한미술 전문가가 기획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평양 만수대창작사 등에서 창작한 집체화·조선화·선비화 등 40여 점으로 구성된다.



조선화는 한국에서는 '한국화', 중국에서는 '중국화'라 부르는 동양화를 일컫는 분야다.
40여 점의 전시작은 중국 베이징 만수대창작사 미술관과 워싱턴 'Yedo Arts Foundation' 소장품 중에서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조선 시대 전통회화에 옛 소련과 중국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독자적으로 해석, 결합해 주체화로 정립시킨 북한의 채색 사실화다.
정치 이념에 의한 선동·선전화 위주에서 인민의 감성에 호소하는 요소와 서정성을 강조하는 사실화로 변화한 북한미술을 보여줄 전망이다.
화가로도 활동 중인 문범강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시는 조선화로 창작된 대형 집체화가 주요 전시작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무게를 지닌다"며 "4∼5m 대형 집체화 등 집체화가 주를 이룬 북한미술전은 세계에서 최초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故) 천경자 화백의 사위이기도 한 문 교수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9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오랫동안 조선화 연구에 매진했다.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만수대창작사·백호창작사·삼지연창작사 등 주요 창작사와 작가들을 직접 만나 작품 제작 현장을 살펴보고 자료를 수집해왔다.
문 교수는 "화가로서 창작에 쏟아야 할 시간을 밀쳐두고 조선화 연구에 탐닉하게 된 것은 신파적 서정성과 시적인 낭만을 지난 조선화의 매력 때문"이라며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의 핵심 영역에 속하는 북한 미술이지만 탁월한 서정성으로 전대미문의 사회주의 미술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분야의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광주비엔날레에 전시할 작품 일부도 공개했다.
정영만의 '금강산'은 북한에서 산수화가 전통의 답습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의 모색과 발전을 성취한 예증인 작품이다.
동아시아 동양화로 된 인물화에서 단연 최상의 위상을 차지할 힘이 넘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최창호의 '노동자'도 눈에 띈다.
김철의 '눈 속을 달리는 범'은 갈필(물기가 없는 붓으로 그리는 것)의 운용과 시적인 분위기를 잘 융합한 기상 넘치는 작품이다.
문 교수는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자신의 창작 열망을 채우고자 198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갔다.
캘리포니아의 한 미술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8년여 만에 조지타운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문 교수가 북한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2010년 워싱턴에서 인물을 그린 조선화를 우연히 보고 나서였다.
그는 "인물화가 그동안 봤던 동양화와 너무나 다르게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뭉클한 감흥을 일으키는 표현의 동양화였다"며 "이 그림이 도대체 뭔가라는 호기심과 함께 북한미술에 관해 연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번 북한미술전에 대해 "체제 속에 갇힌 미술이라도 인간이 창작하는 예술마당은 자로 잰 듯 획일적으로 그을 수 없는, 다른 여지가 있다"며 "이번 전시는 그 여지를 감상할 기회로, 관람객들이 편견 없는 시각으로 새로운 미술양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근한다면 한반도 문화의 한 측면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j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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