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성공 위해선 기득권 조정이 큰 숙제"
정부 업무보고 집중 토론…스타트업 지원엔 의견 엇갈려
김태년 "성과 있으면 지난 정부와 다른 것이고 없으면 똑같은 것"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주제로 2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차 정부업무보고에서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규제혁신과 함께 기득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시장의 기득권에 대한 부분은 큰 숙제"라며 "기술탈취 행위는 엄벌하고 네거티브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규제혁신에는 규제로 인해 이익을 보는 기득권의 저항이 큰 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정책조율과 함께 사회적인 타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기술혁신의 성공을 위해 기득권을 조정하고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문제관리를 약속드린다"고 공언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혁신성장의 공식은 '속도×혁신÷시장기득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혁신의 가치는 키우고 신뢰는 보호하고 기존의 기득권을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규제혁신과 관련해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와 끈질김'을 주문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규제혁신과 관련해 지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받는다"며 "결과와 성과가 있으면 다른 것이고, 없으면 똑같다"는 답을 내놓았다.
스타트업(신생벤처)에 대한 정부지원을 두고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박종환 카카오 모빌리티 이사는 "스타트업을 하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정부에서 가만히 놔두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혁신을 하려고 사업을 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창업하고 고민한 것이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도 "정부에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 대기업이나 이해관계자 등 기득권에서 인지하게 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는 "스타트업이 목소리를 내도 될 정도로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때까지는 정부에서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홍철운 푸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소규모 기업들이 투자받을 수 있는 구조적인 부분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국내 융자는 제조업 기반으로 돼 있는데 저희 같은 콘텐츠 기업들도 설 자리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스타트업 기업을 그냥 놔두는 것과 지원해주는 것에 관한 토론이 흥미로웠다"며 "정부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같은 생태계 조성으로 지원방식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장기적 로드맵 설정 ▲융복합·협업 등에 대한 명확한 정의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 변화 필요성 등에 관한 의견을 쏟아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속도와 융복합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1세기 자율자동차를 얘기하지만, 낙후된 19세기 산업을 21세기에 맞춰 어떻게 변화시킬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은 "내년 초 5G가 상용화되는데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5G 이미지가 세계에 알려질 것"이라며 "세계 최초다 보니 LTE보다 2배 이상 투자비용이 들고, 생태계도 없기에 정부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원로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과거 흑백 TV가 생산되기 이전인 1965년에 이미 35년 뒤의 우리 생활을 상상해서 그린 만화 '서기 2000년'이 관심을 끌었다.
청소로봇과 전기자동차, 화상학습, 태양열을 이용한 집 등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예상했기 때문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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