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자치권 박탈 연장 경고…푸지데몬 측 "원격통치 하겠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했다가 해산된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해임된 전 자치정부 수반을 차기 수반에 재지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자치권 박탈 조치 연장과 헌법재판소 제소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또다시 카탈루냐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22일(현지시간)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자치정부 수반 후보로 단독 지명됐다고 밝혔다.
분리독립파인 공화좌파당(ERC) 소속 로헤르 토렌트 자치의회 의장은 "푸지데몬에게 쏟아지는 경고들을 잘 알고 있지만 차기 수반에 입후보하는데 전혀 정당성의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의회는 새로 구성되는 자치정부의 수반을 오는 31일 선출할 계획이다.이변이 없는 한 푸지데몬이 자치정부 수반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외국에서 카탈루냐에 대한 행정권을 관할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작년 10월 카탈루냐의 독립공화국 선포 직후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간 푸지데몬은 12월 실시된 카탈루냐 지방의회 선거를 이끌어 승리했다.
카탈루냐로 돌아가는 즉시 스페인 당국에 체포될 것을 우려하는 푸지데몬은 당분간 벨기에에 머물면서 '원격 통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스페인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푸지데몬이 카탈루냐 수반이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카탈루냐에 있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카탈루냐에 대한 중앙정부의 직접통치를 유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아울러 푸지데몬이 차기수반으로 선출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선출과정의 불법성을 심판해 달라고 제소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스페인 대법원은 검찰이 신청한 푸지데몬에 대한 유럽체포영장 발부를 기각했다.
푸지데몬이 코펜하겐대학의 토론회에 참석차 덴마크를 방문하는 틈을 타 그를 잡아오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법원이 카탈루냐 의회가 정상화된 이후에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기각해 검찰의 계획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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