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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품은 인천공항…제2터미널서 경험하는 '감각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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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품은 인천공항…제2터미널서 경험하는 '감각의 비상'
자비에 베이앙·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명작 곳곳에 설치



(영종도=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똬르르, 똬르르…"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공식 개장을 앞두고 적막감이 감도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채웠다. 'CHRISTMAS' '인천공항' 'CITA' 등 다양한 글자들이 물줄기를 타고 쏟아져 내렸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1층 수화물 수취구역 서편에 설치된 독일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설치 작품 '비트. 폴'(BIT. FALL)이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으로 노출 빈도를 따져 추출한 단어들의 명멸은 현대사회 정보의 속성을 암시한다. 9개국 언어로 나오는 문자 폭포 자체만으로도 하릴없이 짐을 기다리는 입국 승객의 무료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고개를 돌리면 맞은편 천장에 산수화가 끝없이 펼쳐진다. 빛이 주는 그림자를 이용해 산수를 표현한 박태호 작가의 '빛과 그림자'다.



일주일 뒤면 문을 여는 제2여객터미널이 예술을 품었다.
'아트포트'(ART+PORT)를 표방한 공간답게 곳곳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1일 인천공항공사 안내를 받아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3층 출국장 중앙출입구를 지나면 양쪽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각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과 맞닥뜨리게 된다. 높이 18.5m에 이르는 거대한 모빌은 광활한 출국장을 종횡으로 연결한다.
1천 개에 달하는 한글 오브제로 구성된 강희라의 '헬로우'도 공항을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는 3층 면세구역에는 총 1km의 통로를 따라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Wings of Vision)을 곳곳에 배치했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빛의 흐름을 반영한 이미지를 19개 기둥에 입힌 파사드 아트다. 천장의 LED 곡면 스크린에는 동서양의 명화들을 소재로 한 디지털 아트 작품이 흘러간다. 면세구역 중앙에는 거대한 구로 된 오순미의 '꿈꾸는 공간'이 놓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 승객들이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 공간이 될 1층 수화물 수취구역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포프의 작품 맞은편에 설치된 김병주 작가의 '앰비규어스 월'(Ambiguous Wall)은 광화문, 옛 서울역사, 독립문 등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방문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건축물들을 스틸 선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수하물 수취구역은 입국 직전의 설렘이 최고조에 이르는 공간"이라면서 "이러한 감정상태에서 선이라는 최소한의 표현방식으로 그려낸 작품은 관람객에 서울의 인상을 강렬히 아로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프, 베이앙, 김병주, 지니 서 작품을 비롯한 2차 '아트포트' 프로젝트에만 46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승객들이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더 특별한 예술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공항공사 여객서비스팀의 김혜진 과장은 "하늘로 비행하기 전 감각의 비상을 꾀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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