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AI 신고에 호남 이어 수도권 비상…올림픽개최 강원도 긴장
닭 농가 첫 사례…당국, 이동중지명령 등 방역 총력전
정부, 4일 추가 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전국 최대 닭산지인 경기 포천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간이검사 결과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이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겨울 들어 닭 농가에서 의심사례가 처음 발생했고 지리적으로 강원도와 매우 인접한 지역이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오리 주산지 전남 이어 '닭산지' 경기 포천서 의심 신고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성 반응이 확인된 포천시 영북면의 산란계 농가는 닭 19만7천 마리 규모 농가로, 전날부터 사육하던 닭 일부가 잇따라 폐사하자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해당 농가에 대한 간이키트 검사 결과 폐사체 시료 3건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겨울 들어 닭 농가에서 AI 의심사례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안성과 용인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적은 있지만, 농가에서의 의심증상이 발견된 것 역시 경기도에서는 포천 농가가 처음이다.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3일 현재까지 발생한 총 9건의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전부 전남·북 지역에 있는 농가들이다. 또 9건 모두 오리 농가였다.
포천이 전국 최대 닭 산지라는 점도 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포천시에만 225농가 1천14만 마리에 달하는 닭이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올림픽 D-37' 강원, 긴장…조류 분변 고병원성 AI로 천안도 불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불과 37일 남은 상황에서 AI가 전남 외 다른 지역에서 확산할 기미를 보인다는 점도 당국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이날 의심 신고가 들어온 포천의 경우 강원도 철원과 매우 가깝다.
포천과 달리 철원에는 대규모 밀집 사육단지가 없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겨울 철새나 축산 차량 등에 의해 오염원이 철원 등 주변 지역으로 퍼질 위험도 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농가라도 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 내 농가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방역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포천과 별개로 충남 천안도 AI 확산 우려가 큰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아직 충남도의 가금 농가에서는 고병원성 AI 발생사례가 없지만, 천안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AI가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 풍세면 풍서천, 곡교천 등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건 네 차례로, 전체 야생조류 분변의 고병원성 AI 검출사례 9건 중 절반에 육박한다.
◇ 포천·철원 '일시 이동중지' 발령
방역당국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AI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에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하거나 관련 도축장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 역시 초기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날 긴급 방역회의를 열고 이날 오후 3시부터 5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도 내 모든 가금 농가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일반 닭고기로 출하되는 도내 육계농가에 한해 24시간 동안만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육계의 경우 산란계와 비교하면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고려했다.
농식품부는 철원에 대해서도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란계 의심 신고가 올겨울 들어 처음이고, 포천이 전국 최대 닭 산지라는 점, 지리적으로 강원도 철원 지역과 아주 가까운 점 등을 고려해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추가 방역대책을 발표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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