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도 정말 깜짝 놀랄 만큼의 성과 보여드리겠다"
봅슬레이 대표팀, 월드컵 포기한 채 평창서 맹훈련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규모는 어느 때보다 단출했다.
봅슬레이 선수들은 빠진 채 스켈레톤 선수들만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의 남은 월드컵 대회를 치르러 출국하기 때문이다.
남자 2인승 부문의 원윤종(32)-서영우(26)를 비롯한 봅슬레이 선수들은 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대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전망이 밝은 스켈레톤 윤성빈(23)과 비교하면 원윤종-서영우를 둘러싼 분위기는 다소 침체해 있다.
원윤종-서영우는 2015∼2016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썰매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올림픽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유럽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작은 부상이 두 선수를 찾아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6∼2017시즌에는 세계랭킹이 3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 1차 대회에서는 10위, 2차에서는 13위, 3차에서는 6위에 올랐다.
3차 대회를 마친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번 시즌 계획을 급히 수정, 남은 5개 월드컵은 사실상 포기한 채 올림픽에 '올인'하기 위해 귀국했다.
4, 5차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전혀 얻지 못한 원윤종-서영우의 세계랭킹은 17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두 선수가 이날 출국장에 아예 없었던 만큼, 취재진의 질문은 윤성빈한테 집중됐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봅슬레이 선수들과 관련한 질문에 짧지만 결연하게 대답했다.
"나중에 정말로 깜짝 놀랄 만큼의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추가 질문에는 정중하게 답변을 거절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올림픽에 타고 나갈 썰매를 확정하지 않았다. 아직 현대자동차가 만든 썰매와 라트비아 장인이 만든 썰매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선수들이 그동안 더 많이 타본 라트비아산 썰매를 올림픽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 총감독과 선수들은 대외적으로 "미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윤종, 서영우는 2017∼2018시즌 개막에 앞서 평창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욕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썰매는 '홈 이점'이 큰 종목이다. 수없이 많은 반복 훈련으로 눈을 감고도 트랙을 내려올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개최국 선수가 크게 유리하다.
월드컵을 포기한 채 평창 트랙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맹훈련 중인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들이 내년 2월 그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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