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대형 화재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사우나의 비상구 통로가 건축 허가 당시 창고로 돼 있는데도 관할 소방당국이 이에 동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 김포 을)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스포츠센터 2층 설계 도면상 여성사우나 비상구 출입 통로 대신 창고가 들어서 있는데도 허가에 동의했다.
비상구 통로 앞을 창고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검토한 감리 보고서와 건축허가 당시 제출받은 건물도면 또한 소방당국이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건축허가를 내주려면 미리 관할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소방당국은 미리 건물도면을 검토하고도 비상 출입구조차 없는 여성사우나 건축에 동의한 것이다.
화재로 무려 20명이 숨진 2층 여성사우나 비상구 통로는 당시 철제 선반으로 막혀 있었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라 비상구 피난 통로 폭은 120cm 이상이어야 하지만, 해당 비상구 통로는 선반으로 가로막혀 폭이 약 50cm에 불과했다.
평소 이곳을 이용하던 주민은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길목에 철제 선반을 설치해 목욕 바구니 등을 쌓아 놓는 등 창고로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천소방서는 지난해 10월 31일 이 건물에 대해 소방특별조사를 했지만 2층 비상구가 막혀 있는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
홍 의원은 "소방특별조사에서도 비상구 출입이 어려운 점을 적발하지 못한 점은 큰 문제"라며 "외부 업체에 감리를 맡기더라도 소방당국이 설계도면을 꼼꼼히 살피고 직접 현장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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