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물가·소비·고용 나란히 호조…"점진적 경기 확장"(종합)
11월 근원물가 11개월 연속 상승…가계지출도 1.7% 깜짝 증가
실업률 2.7%로 24년 만에 최저, 유효구인배율 44년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일본에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와 지출이 껑충 오르고 실업률은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 확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은 1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올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015년 3월 2.2%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0.8%)와 전월치(0.8%)도 나란히 웃돌았다.
근원 CPI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가격 변동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것이다.
일본의 근원 CPI는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가 올해 1월 0.1% 상승으로 돌아섰으며,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PI는 상승률이 0.3%를 보여 예상치와 같았다.
전국 CPI는 전년 동기보다 0.6% 올라 예상치(0.5%)를 웃돌았다.
이같이 물가가 오른 것은 휘발유 가격, 수도·전기 요금 등이 오른 여파라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11월 가계지출도 지난해 동기보다 1.7% 늘어 블룸버그 예상치(0.5%)를 훌쩍 상회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현재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지만, 실제 물가 움직임은 목표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연말 물가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데다 가계지출도 깜짝 증가하면서 내년 일본은행이 통화 긴축으로 선회할지 검토하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10월 실업률은 2.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이는 1993년 11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유효구인배율(구인자 수/구직자 수)은 1.56을 기록해 197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유효구인배율은 그 수치가 높을수록 구인난이 심해졌다는 뜻이다.
미즈호증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토루 스에히로는 "실업률이 깜짝 하락했다"면서 일본 경기가 점진적 확장 국면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본은행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경제단체 게이단렌(經團連) 연설에서 경기 확장이 금융 시장에서 과도한 위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서 아직 멀리 있는 만큼 일본은행이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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