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제기돼…도교육청, 해당 학교 특정감사키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내 모 사립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체벌했으며, 이를 목격해 민원을 제기한 학생에게도 수차례 보복성 언행으로 모욕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21일 제주도교육청과 해당 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도내 모 고등학교에서 교사 A씨가 학생 3명을 불러 전날 야간자율학습 시간이 끝나기 전에 무단 귀가했다는 이유로 체벌했다.
이를 목격한 학생 B군이 다른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A교사는 B군에 발길질하고 화를 냈다고 한다.
체벌 당한 학생 3명은 맞은 부위에 심하게 멍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이튿날 이 사실을 국민신문고에 알렸다. 이를 확인한 도교육청은 사흘 뒤 학교를 찾아 민원 내용을 전하고 강제적 야간자율학습 지양, 체벌 교사에 대한 재단 측의 징계, 교사 체벌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요청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학부모에 대한 교사와 학교장의 사과, 해당 교사 징계위원회 회부, 교직원 대상 체벌금지 연수 등이 포함된 후속조치 계획을 교육청에 공문으로 보냈다. A교사는 체벌당한 학생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으며, 이 일로 '경고' 처분을 받았다.
국민신문고는 익명을 보장하도록 돼 있어서 민원을 제기한 학생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나 조치는 따로 이뤄지지 않았고, 교육청은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학교의 조치사항을 답변으로 올리고 향후 문제가 있으면 담당 장학사에게 연락하도록 안내했다고 한다.
그러나 7개월여 후인 지난 19일 B군의 어머니가 교육청에 이와 관련해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A교사가 이후로도 다른 학생들 앞에서 "또 교육청에 고발하는 것 아니냐" 등의 말로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민원 제기 사실을 언급해 B군이 심리적 고통을 겪어왔다는 내용이다.
해당 학교장은 "우선 이런 일이 벌어져서 죄송하다. 또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봐야겠지만 A교사는 보복 등 나쁜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며 이후 B군을 더욱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며 "교육청에서 감사를 한다고 하니 시시비비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식 도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장은 "자세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특정감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해당 학교와 교사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계획이며, 아이의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한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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