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R&D도 '탈원전'으로 선회…원전해체에 687억 투입(종합)
과기정통부 '미래원자력기술 발전전략' 발표…내년 원자력 R&D 예산 2천원
원자력 기초연구 예산은 50억 삭감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맞춰,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R&D)의 방향도 바뀐다.
지난 20여 년간 국가 원자력 R&D는 '경제성장 지원'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및 관련 기술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해체 기술을 확보하고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687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올해(600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이는 내년 원자력 분야 R&D에 투입되는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미래원자력기술 발전전략'을 18일 발표했다.
이진규 1차관은 "에너지전환 정책을 원자력 R&D에서 뒷받침하고자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술을 개발토록 원자력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원자력 분야의 종합적인 기술역량을 확보토록 했다"고 밝혔다.
내년 원자력 R&D에는 총 2천36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1천919억원에서 117억원 늘었다. 증액분에서 87억원은 원자력발전소 해체 및 안전 강화연구 사업에 배당된다.
과기정통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하기 위한 기반기술 38개와 상용화 기술 58개를 2021년까지 확보 총 96개 기술을 2021년까지 개발키로 했다. 내년 이 사업에 들어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은 138억원이다. 올해 예산 122억원에서 16억원 증액한 것이다.
원전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올해(338억원)보다 62억원 늘어난 400억원이 투입되며,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올해(141억원)보다 7억원 많은 148억원이 들어간다.
연구용 및 중소형원자로 등의 수출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올해 예산은 157억이지만, 내년에는 177억이 투입된다. 이중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의 수출 지원 예산만 따지면 올해 34억원에서 내년 68억원으로 2배 늘었다.
핵융합 등 미래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원천기술개발사업(가칭)'을 2020년 신설하고,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에는 올해(285억원)보다 73억원 많은 358억원이 투입된다.▲
원자력 기술을 의료 및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 확대 활용한다는 내용도 이번 전략에 포함됐다.
원자력의학원을 방사선기술 기반 연구중심병원으로 정해 2019년까지 동위원소 치료기술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임상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아울러 원자력기술을 이용해 신산업을 육성하도록 하나로(대전), 방사선연구소(전북), 방사선치료 플랫폼(서울) 등 원자력 기반시설이 집적된 지역을 중심으로 '방사선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다만 원자력 분야 기초연구 예산은 올해 221억원에서 내년 171억원 정도로 50억원 정도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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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이번 발전전략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에 '원자력 연구개발(R&D) 5개년 계획'(2017∼2021년)을 보완하는 한편 전략에 부합하도록 기관 및 사업도 개편할 예정이다.
한편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의 건식 재처리)과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 R&D의 경우 지속 여부가 내년에 결정되는 만큼, 이번 전략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년 1월 재검토 결과가 나온다. 그 이후에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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