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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투옥 언론인 262명…작년 이어 연속 최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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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투옥 언론인 262명…작년 이어 연속 최고 기록
터키, 중국, 이집트 투옥자가 전체의 51% 차지
언론인보호위원회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세계 인권 외면 탓"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언론 활동과 관련해 투옥된 언론인의 수가 지난해 259명에 이어 올해 262명으로 이태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밝혔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언론인들의 투옥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세계 최악의 투옥국인 터키, 중국, 이집트에 대해 언론자유를 증진토록 압력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전 지구적인 언론자유의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처 실패라는 우울한 상황을 반영한다"고 비판했다.
터키는 투옥 언론인 수가 73명으로 지난해 81명에 비해 조금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세계 최악의 언론인 투옥국이며, 중국은 지난해 38명보다 3명이 늘었고, 이집트는 25명에서 20명으로 줄었다. 이들 세 나라의 투옥 언론인이 모두 134명으로, 전체 투옥 언론인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한다.
투옥 언론인들에게 씌워진 죄목은 대부분 '반국가죄'이다. 거의 4분의 3이 반국가 사범으로 갇혀 있다. 누구든 걸 수 있도록 광범위하고 모호한 조항들로 이뤄진 테러방지법을 근거로 한 것이다. `허위 보도(false news)' 죄목도 21%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늘었다. 특히 35명은 아무런 사법 절차 없이 갇혀 있기 때문에 어떤 죄목인지도 알 수 없다.
'허위 보도' 죄목에 대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매체들에 반격할 때 애용하는 '가짜 뉴스(fake news)' 딱지 붙이기가 언론인들을 감옥에 가두는 독재자나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도 언론인들을 핍박하는 명분을 더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초부터 언론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하다가 7월 쿠데타 실패 후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터키에선 유명 언론인 아흐메드 시크를 테러 죄목으로 투옥했던 경찰관과 검사, 판사들이 쿠데타 실패 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과 연루돼 테러 죄목으로 투옥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흐메트 시크는 법정에서 "사법부 일원이 사법의 송장벌레가 되고 말았다"고 목청을 높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CPJ는 1990년대 초부터 매년 언론인 투옥을 비롯해 피살 등 언론인의 직무 관련 피해 상황을 조사, 집계하고 있다. 투옥 언론인 수는 그해 투옥됐다가 석방된 경우 등을 모두 집계한 것이 아니라 매년 12월 1일 오전 0시 1분 현재 투옥자만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에 구금된 언론인 외에 실종됐거나 비국가 단체에 구금된 언론인은 제외됐다.
올해 투옥된 언론인 262명 중 여성 언론인은 22명으로 8%를 차지하며, 특정 언론사에 소속하지 않은 자유기고가는 75명(29%)이다. 투옥자의 87%는 정치 분야를 취재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서구 민주주의 열강의 지도자들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언론자유 탄압 국가 정상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데 주력하고 이들 나라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것을 언론자유 악화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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