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정우택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친홍-비홍 싸움"(종합)
"보수 지키기 위한 투쟁의 1년…국민의당 대비전략 잘 짜야"
서청원·최경환 '출당의총'…"洪도 끝까지 몰고 갈 생각 없었을 것"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배영경 기자 = 1년 임기를 마치고 원내 지휘봉을 내려놓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1일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을 하루 앞둔 이날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20여 년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무거운 짐을 져왔던 1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돌이켜보면 원내대표에 당선된 작년 12월 16일 한국당은 사상 유례없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며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보수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1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늬만 야당인 세력이 여당과의 야합적 화합을 통해 한국당을 번번이 시험에 들게 하고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원내대표로서 혼신의 힘을 다해 강하고 합리적인 제1야당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을 안타깝고 두려운 심정으로 최일선에서 저항해왔다"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포퓰리즘 폭주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할 정당은 오직 한국당뿐임을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임 중 아쉬웠던 대목에 대해선 "지난 2월 하순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결국 거절당했다"며 "그때 대통령을 뵙고 여러 가지 상황을 말씀드리고 제 생각을 좀 관철했다면 (탄핵보다는) 더 좋은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마지막 협상이었던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해서도 "제가 어떤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든지 (말이 나오지만) 저로서는 최선의 협상을 했는데 의원들이 그것을 흡족하게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후임자를 위한 조언으로는 국민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1순위로 꼽았다.
그는 "(후임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을 원활하게 짤 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제2야당인 국민의당과의 관계 정립이 상당히 힘들었다. 따라서 제2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활한 관계와 전략을 잘 짜야겠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한선교·홍문종·김성태(기호순) 의원이 맞붙는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 대해선 '친홍'(친홍준표)과 '비홍'(비홍준표) 대결 구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립지대도 넓은 의미에서 비홍으로 본다"며 "언론은 친홍, 중립, 친박 후보 등 3파전이라고 하지만, 만약 결선투표로 가면 친홍-비홍의 싸움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많은 의원이 공통으로 언급한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과 홍준표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홍 대표의 스타일이 좀 앞서가고, 집단적 지혜보다는 혼자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균형을 맞추려고 제가 노력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하는 대로 할 사람을 (새 원내대표로) 선택할 것인지, 홍 대표와 좀 각을 세울 사람을 선택할지가 친홍과 비홍의 대결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와 원내대표가 각을 세울 때는 세우고 아닐 때는 서로 화합과 단합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좋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에서 '탈당 권고' 징계를 한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출당시키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진솔한 심정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홍 대표도 의총으로 끝까지 몰고 갈 생각이 없었다고 저는 본다"면서 "정치에서는 도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출당을 위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고, 못 얻고에 따라 도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도 이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으려 했고 저 자신도 선배·동료 의원들이 이를 결정할 때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선 "'머리만 안 깎지 산에 들어간다'라고 우스갯소리로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선 당과 국가를 위해 모든 힘을 다 바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국회 운영위원장 처리 문제와 관련,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이 선출되면 자연스럽게 그만두는 것이 당연하다"며 "순리대로 하는 것이고, 제가 운영위원장에 있겠다든지 하는 작은 욕심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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