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영-EU 통상협정 합의 없으면 이혼합의금도 안 내"
데이비스 수석 "EU-캐나다 FTA에 플러스 알파 추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협상 영국 수석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영-EU 통상협정 타결에 실패하면 지난주 합의된 이른바 '이혼합의금'을 지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 수석대표는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노 딜'은 우리가 돈을 지급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뜻한다"며 "그것(돈을 지급하는 것)은 결과를 조건으로 한다. '이행 기간'을 확보하는 조건, 통상협정 체결을 조건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 총리실이 이미 충분하게 분명히 해온 만큼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데이비스 수석은 '노 딜' 가능성은 "극적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지난 8일 EU 집행위원회와 EU 분담금 정산으로 400억~450억 유로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또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공화국 사이의 국경 통관 쟁점과 상대측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거주권한 보호 등 다른 쟁점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1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는 영-EU 통상협정과 안보관계 협력 등 미래관계에 관한 2단계 협상 진입을 승인하는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는 영국 측이 요구한 '이행 기간'을 수용할 것을 정상회의에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2019년 3월 EU에서 탈퇴하는 순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지만 이후 2년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지위를 부여받는 '이행 기간'을 요구해왔다. 대신 이행 기간에 EU 분담금도 내고 EU 노동이동의 자유도 보장하며 EU 법규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질적인 EU 탈퇴 시기를 2021년으로 미루는 셈이다.
데이비스 수석은 "브렉시트협상에서 모든 것이 합의되기 이전에는 아무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EU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협상을 진행하지만 1, 2단계 협상 결과물들과 이행 기간에 관한 조건 등 협상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패키지로 브렉시트협상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데이비스 수석은 영-EU 통상협정과 관련, EU-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보다 더 포괄적인 통상협정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EU-캐나다, EU-일본, EU-한국 FTA들의 최선에서 출발하되 나중에 이들 협정에서 놓친 부분들, 특히 서비스부문을 보탤 것 같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