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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프랑스서 독립운동 도운 한국친우회, 학술단체로 부활
파리의 한국학자들, 독립운동사연구회 '리베르타스' 결성
리베-라산 교수와 장석흥 교수 의기투합…"독립운동정신 세계에 알릴 것"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00여 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독립투쟁을 지지하는 목적으로 결성된 프랑스인들의 모임이 역사와 세대를 뛰어넘어 부활한다.
파리 7대학(디드로대학) 한국학과의 마리 오랑주 리베-라산 교수와 국사학자인 국민대 장석흥 교수가 의기투합해 만든 독립운동사 한불연구회 '리베르타스'가 그 주인공이다.
리베르타스는 오는 15일 파리 7대학에서 제1회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리베르타스는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문서보관소 등에 흩어져 있는 한국 독립운동사 관련 자료 발굴과 연구는 물론, 국제학술행사를 통해 프랑스와 유럽의 독립운동사 연구의 중심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리베르타스 창립을 주도한 이는 프랑스의 한국학자 리베-라산 교수다.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10여 년 수학한 뒤 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을 거쳐 파리 7대학에 자리 잡은 그는 처음에는 자신이 가르치는 한국학 전공학생들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꾸린다는 소박한 생각이었지만, 여기저기 사람을 모으고 활동계획을 구상하다 보니 판이 커졌다.
라틴어로 자유 또는 독립을 의미하는 '리베르타스'는 정식으로 학술지도 내고 프랑스 정부에 학회 등록도 하는 등 내실 있고 오래 가는 학술단체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이 돋보여요. 특히 3·1 운동은 그 시대에는 보기 드물게 비폭력을 지향했는데 이는 프랑스에서도 보기 힘든 숭고한 정신입니다. "(리베-라산 교수)
리베-라산 교수 옆에는 안식년을 맞아 파리 7대학에서 '한국 독립운동과 세계평화'라는 세미나 과정을 지도하는 국민대 장석흥 교수가 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장 재직 시 작년 파리에서 열린 학술행사에서 리베-라산 교수와 의기투합한 그는 아예 안식년을 맞아 파리 7대학에서 독립운동사 강의까지 맡는 등 옆에서 조언자를 자처하고 있다.
장 교수는 "우리 독립운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한인사회가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독립운동이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이런 점이 한국독립운동사가 세계평화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런 내용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리베-라산 교수와 장 교수는 특히 1920년대 파리에서 한국의 독립운동 지지를 위해 프랑스인 38인이 결성한 한국친우회(Les amis de la Cor?e)에 주목하고 있다.
친우회는 3·1 운동 직후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인류학자였던 루이 마랭의 주도로 파리에서 결성됐는데. 마랭은 한국친우회를 만들고 일제의 잔악상을 고발한 공을 인정받아 2015년에 프랑스인으로는 유일하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장 교수와 리베-라산 교수는 파리 7대학 한국학 전공학생들과 함께 친우회 회원 38인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발굴·연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들의 한국 독립운동 기여 사실이 사료로 확인되면 한국 정부에 훈장 추서 신청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100여 년 전 일제의 만행을 서유럽에 알리고 독립투쟁을 지원했던 파리의 정치단체가 이제는 학술단체 '리베르타스'로 다시 탄생하는 셈이다.
리베-라산 교수는 독립운동사 연구는 물론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도 열성적이다. 학교에서는 가급적 한국어 강의와 발표를 고집하는 엄격한 교수로 명성이 자자하다고.
장 교수는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에게도 가급적 한국어로 과제 발표를 시키고 표현 같은 것을 교정해주는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한 애정이 참 남다르다"고 말했다.
리베-라산 교수는 당분간은 독립운동사 연구와 학회 설립에 매진하고는 있지만, 원래는 한국 현대정치사회사가 주 전공이다. 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한 박사 학위도 민주화 시기 군부 엘리트가 시민 엘리트로 권력이 이동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였다.
학자로서 한국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연구할 게 너무나 많은 나라다. 특히 민주화 과정은 매우 특별하다"면서 "촛불 혁명에 따른 박근혜 정권의 몰락과 문재인 정부의 탄생, 그 이후의 국면들을 한국학자로서 매우 흥미롭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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