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원조 성공사례 된 캄보디아 앙두엉안과병원
현지인 의사 "환자들,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
(프놈펜=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조준형 기자 = "올림픽의 꽃이 마라톤이라고 하잖아요. 의료봉사의 꽃은 개안(開眼)이라고 해요. 안 보이던 사람들의 눈을 확 보이게 해줄 때, 그건 정말 짜릿짜릿한 경험이거든요."
한-캄보디아 우호의 상징으로 불리는 프놈펜 소재 앙두엉 국립 안과병원의 김주호(46) 소장은 지난달 28일 한-아세안 기자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놈펜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이 몸담고 있는 앙두엉 병원은 한국의 모범적인 민관합동 대외원조 사례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대외원조 전담기관인 외교부 산하 코이카와 건양대 부속 김안과병원이 합작해서 지원하고 있는 이 병원은 지상 4층 60병상 규모의 최신식 건물에 최첨단 장비를 갖췄고 의사 20명과 간호사 30명에 이르는 의료진 수준도 동남아에서 최고로 꼽힌다.
2015년 개원한 이 병원은 캄보디아 정부가 강한 자외선과 먼지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실명을 막기 위해 국가전략계획을 수립한 뒤 한국 정부에 병원 지원을 요청하면서 태동했다. 안과 환자들은 많은데, 1970년대 크메르루주 정권의 대학살 때 안과의들이 다수 목숨을 잃으면서 안과 병원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을 못했던 터에 한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이었다.
이에 코이카는 지상 4층 규모의 병원을 신축해주는 동시에 최신 안과 의료장비, 기자재 등을 제공했고 2007년부터 캄보디아에서 의료봉사를 해 온 김안과병원은 의료진을 파견하고 캄보디아 의사들의 실력 배양을 위한 6개월 집중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지원했다.
캄보디아 내 최고 수준의 장비와 의료진을 갖추고도 다른 개인병원 진료비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치료하는 이 병원은 외래환자 하루 평균 200명을 받고 한 달에 보통 150건의 수술을 하는데, 환자는 포화 상태라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국가 재정 문제 때문에 의사들을 풀타임으로 고용할 수 없어 환자들의 수요를 적시에 100% 충족시키기 어려운 실정인 셈이다.
김안과병원에서 파견돼 기자재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는 김 소장은 캄보디아에 특별히 안구 질환 환자가 많다면서 "어린 여학생들이, 6∼7살짜리 귀여운 아이들이 이렇게 올 때는, 너무 속이 상하고 그렇다"며 "아프면 안과 병원이든 뭐든 와야되는데 안 오니까…"라고 말했다.
이 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콩 피? 씨는 "사실 코이카의 원조가 있기 전에는 일부 외부 NGO로부터 의약품 및 기술적인 지원을 받았는데 상당히 미미한 정도였고, 코이카 원조 이후에 환자들이 받는 의료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수준 차이가 2∼3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콩 씨는 "한국 측의 원조 이후로 환자들이 받는 만족감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환자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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