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육성 외면하는 정부…송도컨벤시아 2단계 '휘청'
인천시, 내년부터 20년간 2천900억원 정부와 분담 '난항'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정부가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친환경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MICE(Meet·Incentive Travel·Convention·Exhibition) 산업 육성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7일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내년 7월 준공되는 송도국제도시 내 첨단 전시·회의시설인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에 대한 내년도 국비 지원이 끝내 무산됐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은 현재 가동률이 포화상태인 1단계 시설(연면적 5만2천㎡)의 서편에 1단계와 같은 외관으로 연면적 6만4천㎡ 규모의 첨단 컨벤션센터를 더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돼 정부와 인천시는 내년부터 20년간 민간사업자에게 총 2천891억원의 임차료를 절반씩 나눠 내야 한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 건립은 2010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에는 재정사업으로 계획됐으나, 관계기관·부처 협의 과정에서 BTL 방식으로 변경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가 BTL 방식을 승인하고, 정부가 국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지역발전특별회계 경제발전계정'에 송도컨벤시아 2단계 임차료를 편성해달라고 산업자원통상부와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발전특별회계 생활기반계정'에서 2단계 임차료를 확보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생활기반계정은 정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각 지역에 주는 것이며, 경제발전계정은 중앙정부가 별도로 지원하는 예산이다.
생활기반계정에서 송도컨벤시아 2단계 임차료를 확보하면, 인천시가 다른 사업에 추진할 국비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정책질의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 서구을) 의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송도컨벤시아 2단계가 원래부터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국제도시 기반시설'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의 컨벤션시설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생활기반계정에서 20년간 해마다 72억원을 쓰면 다른 사업을 추진할 예산이 부족하다"며 "당장 내년에는 국비 지원을 못 받게 됐지만 나머지 19년간이라도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인천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송도컨벤시아에 2천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하면 인천과 대한민국의 도시·국가지명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MICE 산업 육성에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s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