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폭발사고 첫 재판서 책임 공방…혐의 부인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STX조선해양 폭발사고와 관련, 안전 의무 소홀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STX조선 관계자 등 3명에 대한 첫 재판이 28일 열렸다.
일부 피고인은 핵심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향후 재판에서 적잖은 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창원지법 형사3단독 이병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STX조선 사내 협력업체인 K기업으로부터 도장작업을 재하도급 받은 M산업 대표 조모(58)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K기업 관리감독자이기도 한 조 씨는 방폭등 성능을 유지 점검하거나 환기 개선 조치 등을 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를 받고 있다.
조 씨 변호인은 "사고의 직접 원인은 (방폭 기능을 갖추지 못한) 방폭등이라고 본다. 조 씨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책임은 없다"며 부실 방폭등을 제공한 STX조선 측에 기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M산업은 서류상 회사에 불과하고 사무실도 없다"며 "조 씨는 K기업 업무만 했다"고도 덧붙였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는데, 사실상 위장도급 형태인만큼 M산업 대표인 조 씨가 아닌 K기업 사업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방폭등이 유일한 사고 원인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RO탱크 내부에 쌓인 인화성 가스 등 여러 원인이 있다"며 "향후 재판과정에서 더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STX조선 도장팀장 이모(43) 씨와 STX조선 생산지원팀 부장 윤모(47) 씨 측은 "증거 목록이 방대해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씨와 윤 씨는 각각 안전 관련 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방폭능 성능 유지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판사는 "사고가 발생한 구체적 원인과 그 원인에 누가 관여를 했는지, 또 도의적이나 민사적 책임이 아니라 형사적 책임이 있는지가 쟁점"이라며 다음 기일을 12월 21일 오후 2시로 잡았다.
검찰에서는 이번 재판을 공판검사 대신 수사검사가 직접 맡도록 했다.
사건의 중대성과 안전 사고에 대한 사회적 이목 등을 감안해서다.
검찰은 현재 같은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보완 수사 중인 STX조선 관계자 등 13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오는 12월 중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8월 20일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에서는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탱크에서 폭발이 발생, 도장작업을 하던 4명이 숨졌다.
수사당국은 당시 탱크 안에서 도장작업 중 발생한 인화성 가스가 고온 상태의 방폭등에 스며들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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