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럽 쌍끌이로 글로벌 경기 활황…한국은 바닥권
글로벌 제조업 PMI 53.5로 3년래 최고…한국 50.2로 5번째로 부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 경제 회복세가 견고해지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도 3년 만에 최고로 호조를 보였다.
일본과 유럽이 쌍끌이로 글로벌 경기를 견인하는 가운데 한국은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26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10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10월 글로벌 PMI는 53.5를 보였다.
이는 지난 7월(52.8)부터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수치가 공개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PMI는 기업을 상대로 신규주문, 생산, 고용, 재고량 등을 설문 조사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 유럽이 쌍두마차로 확장세를 견인한 덕택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10월 PMI는 58.5에 달해 글로벌 평균을 훌쩍 웃돌았으며, 201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특히 유럽 경제의 맏형인 독일이 60.6으로 조사 대상 28개국 중 가장 높았다. 네덜란드(60.4), 오스트리아(59.4) 경제도 쾌속 질주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친(親) 기업 기조가 퍼지고 있는 프랑스가 56.1로 약진했다.
11월에도 유로존 제조업 PMI는 잠정치 기준 60.8로 집계돼 2000년 4월 이후 17년 7개월(2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눈앞에 뒀다.
일본 경기도 가속 페달을 밟았다. 10월 52.8에 이어 11월 잠정치가 53.8로 나타나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예고했다.
지수를 집계한 IHS 마킷의 조 헤이즈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해외 신규 주문이 가파르게 늘었다"면서 "신규 수출 주문도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도 순풍이 불었다. 10월 PMI가 54.6으로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허리케인 피해에서 벗어나 공급망이 정상화하고 소기업이 활력을 되찾은 덕분이다.
그러나 한국은 글로벌 활황에서 앞서 나가지 못했다. 10월 PMI는 50.2로 확장세를 뜻하는 50을 넘기긴 했지만 전월(50.6)보다 하락했다.
마킷은 "중국발 수요가 약해지면서 신규 수출 주문이 감소했다"면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었다는 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28개국 중 멕시코(49.2), 말레이시아(49.6), 태국(49.8), 인도네시아(50.1)에 이어 끝에서 5위를 기록했다.
이들 국가의 부진 탓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PMI 평균은 50.4에 그쳤다. 마킷은 "고용 감소, 공급 지연 등에 가로막혔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51로 전월과 동일하게 확장세를 유지했다. 마킷은 "신규 주문, 신규 수출이 확장세를 이끌었지만 고용 감소, 생산비 증가 등에 가로막혔다"면서 "중국 당국의 공해 규제 탓에 공장 출하 가격이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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