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새지도자 등극…"24일 대통령 취임"(종합)
무가베 퇴진 후 의회의장이 추대…도피 남아공서 짐바브웨로 귀국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하다 2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한 뒤 국외 도피했던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새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22일 짐바브웨 언론과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음난가그와를 무가베 퇴진에 따른 권력 공백을 메울 새 지도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무덴다 의장은 또 오는 24일 오전 수도 하라레의 한 경기장에서 음난가그와의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음난가그와는 도피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해 짐바브웨로 향하고 있으며 오후 하라레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아공을 떠나기 직전에는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 잠시 회동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ZANU-PF 간부인 래리 마브히마는 이날 오전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오늘 짐바브웨 땅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해임당하고 나서 체포 등을 우려해 국외로 나간 음난가그와는 귀국 직후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다.
전날 사임을 발표한 무가베와 그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의 다음 행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무가베 집권 시절 난폭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란 별명을 지닌 음난가그와는 2018년 9월 예정된 대선이 시행되기 전까지 임시 국가 지도자로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ZANU-PF은 이달 중순 무가베의 당대표직을 박탈하고 나서 음난가그와를 새 대표로 이미 추대한 상태다.
그는 군부와 집권당의 지지 아래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6일 무가베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무가베에 이은 '2인자'로 군림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4년 12월 부통령을 맡기 전에는 비밀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기구 수장을 지냈으며 보안·재무·국방·법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요직도 거쳤다. 집권당 소속으로 하원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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