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고창석 교사 조의금 모교·제자에 기부
고 교사 부인 "마지막까지 학생 생각한 남편 뜻 따라"
(익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 탈출을 돕다가 순직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족이 조의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고 교사 부인 민모(38)씨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기부 방법 등이 결정되지 않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마지막까지 학생을 생각했던 남편 뜻에 따라 모교인 원광대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에 힘쓰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조의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도 학창시절에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업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액수가 많지는 않지만 남편이 남긴 조의금이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씨는 전날 조문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와 남편 앞으로 보내주신 조의금은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체육 교사였던 고 교사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 만에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 로비 옆 숙소에 묵었으나 4층 객실 곳곳을 돌며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느라 미처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랜 시간 미수습 상태였던 고 교사는 5월 15일 세월호 선체수색 과정에서 유해 일부가 발견돼 장례를 치르고 지난 1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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