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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뛰뜨드 뭐지?"는 애드리브였다…'부암동 복수자들' 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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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뛰뜨드 뭐지?"는 애드리브였다…'부암동 복수자들' 정영주

뮤지컬 배우 23년…'센스8' '시그널'로 드라마 시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원래는 '이 안하무인 태도는 뭐지?'였어요. 그걸 제가 '이 에뛰뜨드 뭐지?'로 바꿨는데 폭소가 터졌죠. 작가님이 고맙게도 그걸 대본에 살려주셨어요."

tvN '부암동 복수자들'이 낳은 유행어의 탄생 비화(?)다. '이 에뛰뜨드 뭐지?'. 이 애드리브 덕에 배우 정영주(46)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23년 뮤지컬 배우로 '통뼈'가 굵은 정영주가 '부암동 복수자들'의 이름도 특이한 '주길연'(강하게 발음하면 '죽일년'이 된다)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6일 광화문에서 만난 정영주는 "내겐 너무 고마운 역할이었고 정말 재미있게 연기했다. 너무 기분 좋다"며 씩 웃었다.

169㎝의 큰 키에 스스로 "결코 뚱뚱하지는 않고 몸이 클 뿐"이라고 강조하는 서구형 체구를 가진 정영주는 허영기 많고 화려한 졸부 '주길연'을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게 연기하며 화제를 모았다. 뒤쪽에 한껏 힘을 줘 말아 올린 헤어스타일에 강렬한 색깔의 화려한 패션,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와 거만하기 이를 데 없는 태도. 주길연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한 전형적인 '꼴불견' 기회주의자다.

'에뛰뜨드'는 영어 '애티튜드'(attitude, 태도)의 주길연 식 발음으로, 온갖 폼을 잡는 주길연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희화화한다. 주길연은 '팩트'(fact, 사실)는 '?트'라고 발음한다.





"주길연 외모의 포인트는 뒤통수에 '뽕'을 넣은 것 같은 헤어스타일이죠.(웃음) 거기에다 최대한 오버스러우면서도 어설프게 어울리는 듯한 패션이 보조를 맞추죠. 세련된 것 같지만 뭔가 불편한 의상을 선보이죠. 첫 의상 색이 강렬한 빨강이었던 것도 캐릭터를 잡는 데 한몫했어요."

주길연은 갑질하는 자, 자식이 학교 폭력 가해자인데도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학부형을 대표한다. 주길연은 학교 폭력 피해자의 엄마 홍도희(라미란 분)가 시장 생선장수라는 사실을 알자 깔보고, 허위사실까지 만들어 가해자인 자기 아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킨다.

"제 아들이 중2인데, 실제 현실에서는 제가 주길연이 아니라 홍도희의 입장이었어요. 비록 코믹 드라마지만 학교 폭력 문제는 너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기를 더 잘해야겠다 싶었어요. 주길연과 홍도희 같은 인물들이 실제로 현실에 있습니다. 저는 주길연을 연기했지만, 나중에 드라마를 보면서는 홍도희의 입장에 서다 보니 정말 주길연이 미웠어요.(웃음)"

정영주는 뮤지컬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5차례 수상한 공연계의 중견 배우다. 하지만 TV에서는 넷플릭스 '센스8'을 거쳐 지난해 '시그널'을 통해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수사극 '시그널'에서 정영주가 연기한 돼지껍데기 식당 주인이 유일하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인물이었기에 그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그널'의 그 식당 아줌마와 '부암동 복수자들'의 주길연이 같은 배우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웃음) 댓글에 '두 인물의 얼굴 점이 같은 위치에 있다'며 같은 인물이 맞다고 한 것을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실제로 입술 왼쪽 윗부분에 도드라진 점은 정영주 외모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점이 '열일' 한다. 허름한 돼지껍데기 식당 주인의 캐릭터는 더욱 구수하게 만드는가 하면, 화려한 주길연 캐릭터는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제가 고모 밑에서 자랐어요. 고모가 절 어려서부터 키워주셨죠. '부암동 복수자들'을 보신 고모 친구가 미국에서 전화해서 '영주가 드디어 떴다'며 기뻐하셨대요. 그러면서 '근데 영주 얼굴의 점은 분장이지?'라고 물었는데, 저희 고모가 글쎄 '당연히 분장이지'라고 답하셨대요. 하하. 키워준 고모도 순간적으로 제 점을 분장으로 느끼셨대요. 하하." 그만큼 화면에서 보는 그의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정영주는 "사실 점을 빼 볼까도 했는데 흉터가 남는다는 얘기를 듣고 말았다"고 말했다.

"에어로빅 강사로 2년간 일하기도 했고, 의상 디자이너가 되려고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는 정영주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사 에이콤이 선발하고 키운 배우 2기생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6개월간 혹독하게 춤과 노래, 연기 훈련을 받은 덕에 배우를 하게 됐어요. 그때의 마음으로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힘이 들어 다른 것을 해볼까도 했지만 역시 배우가 제 길인 것 같아요."

"'부암동 복수자들' 인기 덕에 찜질방에서 식혜랑 맥반석 달걀도 얻어먹었다"는 그는 "이런 호응이 처음이라 얼떨떨하지만 정말 좋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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