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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공정교역 매달린 트럼프·아베…남중국해 외교전 웃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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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공정교역 매달린 트럼프·아베…남중국해 외교전 웃는 中

美·日, 아세안 무대서 대북압박 공조 역점…대중 비판 자제

中, 남중국해 갈등 표출 억제·우호적 대화협력 분위기 조성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13∼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무대로 펼쳐진 '남중국해 외교전'은 사실상 중국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다자 외교무대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며 '반중 연대'를 모색한 미국과 일본은 이번에는 북한 핵 문제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는 행보를 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공정교역'에 매달리면서 남중국해 사태에 대한 미국의 예봉이 이전보다 무뎌졌다.

중국은 이 틈을 타 아세안과 남중국해 사태의 우호적 해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성과물도 도출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13일 오후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충돌 등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행동준칙(COC) 제정 협상에 공식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이 2002년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채택한 지 15년 만에 분쟁 악화 예방과 관리 등을 위한 구체적 지침인 COC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세부내용과 법적 구속력 부여 여부를 놓고 논란과 진통이 예상되지만, 중국과 아세안 모두 남중국해 사태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자평한다.

양측은 또 향후 10년의 기간을 설정해 남중국해 연안·해양 자원의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선언문도 채택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국은 좋은 이웃이자 친구, 파트너가 되기 위해 아세안과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비가 오나 날이 개나 항상 같이 있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세아 관련 정상들과의 양자나 다자 회담에서 남중국해 사태보다는 대북 공조에 우선순위를 뒀다. 이들 정상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회동에서 대북 압박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파트너들이 누군가의 '위성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중국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지만,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팔리핀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필리핀 GMA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제기됐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교역에 필요하지…"라는 반응을 보였을 뿐이라고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전했다.







라우로 바하 전 유엔주재 필리핀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는 데 중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전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보다 남중국해 정책 비중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바하 전 대사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목적이 애초부터 북한에 반대하는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남중국해 분쟁 해결을 위한 중재 의사를 밝혔지만, 분쟁 당사국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평화적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며 답변을 피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은 건드리지 않고 놔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분쟁 당사국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해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 성명에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를 언급하지 않고 항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분쟁 해결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는 데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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