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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0일째 도발중단…국면전환 신호?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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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0일째 도발중단…국면전환 신호? 폭풍전야?

美 6자 수석대표가 '대화 재개신호'로 언급한 '도발중단 60일' 지나

北, 협상 신호도 아직은 없어…美,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14일로 60일째 이렇다 할 군사적 도발을 멈춘 상태다.

'60일간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 외교협회 세미나에서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언급했다고 보도된 조건이다.

한 달에 몇 번씩 미사일을 쏴대던 북한의 '도발중단'이 길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도 상당히 누그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기간 상당히 절제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북핵 문제가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이에 대응한 북한의 더 큰 도발로 이어지던 악순환에서 벗어나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면전환의 분명한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군사 도발은 없지만,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낌새 또한 아직은 없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지키려는 것이 우리 공화국의 입장"이라며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중단'을 넘어 '협상에 대한 의지'를 사전에 확인한 뒤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보도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으로부터 노선 전환의 분명한 신호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최근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행보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와 한국과의 무역 등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성과와 관련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중대 성명에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현지 언론에선 나오고 있다.

북한이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되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불량 국가'로 낙인을 찍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북한이 이를 빌미로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정세가 '대화냐 대립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상징적 효과에 그치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금의 도발중단이 '폭풍 전야'일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히 크다.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하느라 도발을 중단하고 있을 뿐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뒤 '핵보유국'의 위치에서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게 북한의 속셈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미국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3대가 한꺼번에 한반도 인근에 출동하는 등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술적으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과 미국 및 중국을 비롯한 국제정세 등을 두루 고려해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인 흐름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잡힐 가능성이 일단은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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