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수맥이 뚫리듯…" 4대강 7개보 수문 더 열었다
승촌·세종·백제보 '신규 개방'…공주·죽산·창녕·함안보 '확대개방'
환경부 장관 "16개 모든 보 열어 모니터링하는 것이 목적…내년 말께 결론"
(전국종합=연합뉴스) "수문개방으로 인해 물의 흐름이 빨라지고, 강 수위가 높아집니다. 강가 주민들과 행락객들은 하천 수위가 변동되는 상황을 고려해 안전사고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3일 오후 2시 광주 남구 영산강 승촌보 일대에 한국수자원 공사 측이 내보내는 경고 방송이 울려 퍼졌다.
직후 승촌보(4개 수문) 2개 대형 수문 중의 하나가 2∼3㎝가량 들어 올려졌다.
열린 수문 틈으로는 보에 고여있던 탁한 강물이 흘러나와 강바닥의 32m 길이의 물받이를 강타해 하얀 물거품을 일으켰다.
고여있던 강물은 67m 길이 바닥 보호공을 타고 영산강 두 번째 보인 죽산보 방향으로 흘러갈 예정이다.
같은 시간 죽산보도 수문을 열었다. 현재 2.5m 수위를 2m까지 낮추기 위해서다.
영산강의 두 개의 보인 승촌보와 죽산보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수생태의 급변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점진적인 수문 개방 후 1주일 관찰 등을 거쳐 내년 초까지 하한수위까지 모두 개방된다.
금강의 백제보, 세종보도 수문을 열었다.
2시 정각 백제보 수문도 4대강 사업 이후 닫혔던 문을 열고 굵은 물줄기를 쏟아냈다.
초당 100∼150t의 물이 물보라를 만들며 쏟아졌고, 수문 주변은 물줄기가 만든 하얀 물방울이 퍼지며 수문이 개방됐음을 알렸다.
물소리도 더 우렁차게 들리기 시작했다.
백제보 수문을 이날 30㎝ 내려갔고, 방류량을 늘리기 위해 다음날부터는 아래에 있는 수문도 들어 올려질 예정이다.
같은 시각 세종보 수문에서도 물이 쏟아져나왔다.
다만 공주보는 취수장 임시대책 추진 후 수위 조절에 착수될 예정으로, 조치가 끝난 뒤에 추가 개방이 이뤄질 예정이라 오늘은 수문을 더 내리진 않았다.
낙동강 중하류권에 있는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도 이날 오후 2시 수문을 개방했다.
창녕함안보는 시간당 2∼3㎝가량의 속도로 점진적으로 수문을 개방해 현재 4.8m인 수위를 12월 9일께까지 상수도 취수가 가능한 수위인 2.2m까지 낮출 계획이다.
합천창녕보는 9.5m인 현재수위를 내년 1월 20일까지 최저수위인 2.3m까지 낮춘다.
이번 수문개방 조치는 정부가 내년 말로 예정된 4대강 보 처리 방안 결정에 앞서 폭넓은 자료를 얻기 위해 수문개방 모니터링 대상을 기존 6개에서 14개보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승촌보·세종보·백제보가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했고, 지난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됐던 공주보·죽산보·창녕보·함안보 등 4개 보는 추가로 더 수문을 열어 수위를 낮췄거나 낮출 예정이다.
이로써 16개 4대강 보 중 14개가 모두 수문을 열었다.
강천보와 여주보는 상대적으로 수질이 양호하고 관리수위에 근접한 취수장 등 고려해 수문개방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영산강 승촌보 수문 신규 개방 현장을 찾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년여 동안은 세심하게 여러 항목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 어떤 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지역주민과 의논해 내년 연말쯤에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보를 다 열어서 조사해야 수문을 열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조사할 수 있다"며 "각각의 보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예상 문제점·대응 방법 등 최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겨울철 농한기가 지나기 전 문제가 없는 방법들을 찾아서 빨리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흐름이 멈춘 강의 흐름을 다시 되살려 4대강으로 인한 문제를 바로잡는 측면에서 환경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수문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준설과 신규 시설 등으로 인한 영향도 심각하기 때문에 지역민과 함께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박철홍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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